후회
오늘의 글쓰기 주제에 후회라는 단어가 주어졌다.
평소 후회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후회해도 다시 돌이킬 수 없는데 왜 후회를 하는지, 그게 무슨 수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후회'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생각한 것과는 달리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니 후회를 자주 해서 내 잘못을 뉘우쳐야 할 것만 같다.
나는 어떤 일이 후회가 될까?
학창 시절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했을까? 좀 더 노력했다면 더 나은 삶을 살았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에 대한 후회는 거의 없다.
평소 후회를 잘하지 않는 편이다.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금방 털어버리고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나의 인생에서 너무나 후회되는 일은 부모님이 내 곁을 떠나신 후에 생겼다.
그 일을 생각하면 후회라는 단어가 너무나 싫다.
그것은 후회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은 부모님께 많은 사랑을 드리지 못한 것이다. 그 흔한 나들이나 여행 한번 제대로 가보지 못하고, 돈 벌어서 엄마아빠 용돈도 많이 못 드렸다.
갑작스레 엄마는 암으로, 아빠는 말기신부전, 간경화로 많이 아프셨다. 투병 중에는 다른 것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때라도 더 잘할걸, 짧은 시간이라도 더 많이 이야기 나눌걸, 가까운 곳이라도 같이 다녀올걸 하는 수많은 후회들이 나를 짓누른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나에게 냉정하고 단호하게 말한다.
후회해도 소용없어.
아이를 키우는 지금도 첫째 아이가 어느새 초등학교 2학년인걸 보면 더 많이 사랑해 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아기 때 많이 안아주면 손탄다고 해서 안아주지 않은 것이, 내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하루종일 거의 말을 시키지 않은 것이. 참 미안하다.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나에게 많이 어려운 일이지만, 이제라도 나의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사랑의 표현이라도 해야겠다.
후회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