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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즈 Nov 13. 2022

[불렛저널 도전기] 불렛저널, 너무 어려워요

도전 1일차, 일단 시작하고 본다

2022년 알차고 보람차게 보내겠다는 나의 다짐과는 상관없이 ‘해야 하는 일’들에게 압도당한 체로 살아왔다. 매주 열리는 사이버대학 강의를 쫓아 듣느라 바빴고, 회사는 매일매일 나의 상태를 ‘빡침상태(유저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를 유지시키는데 한몫했으며, 이사 과정에서 경험하는 집주인과의 갈등, 그리고 부동산 대출 문제, 건강을 위한 운동과 식단까지…. 연애를 왜 안 하냐는 질문엔 “그럴 시간이 어디 있나요.”가 나의 답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불렛저널을 작성하시는 분들의 영상들을 접하고 위기감을 느꼈다. 아무래도 내가 하루하루를 손에 쥔 모래알이 빠져나가 듯 보내고 있는 것 같다는 위기감. 다행히 밀리의 서재에서 불렛저널 책을 발견고 12월부터는 달라질 나의 모습을 기대하며 읽었지만…


솔직히 불렛저널 너무 어렵다.


불렛저널 책의 핵심은 이해가 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매일매일을 기록해나갈 것.

가능하다면 그 과정에서 전자기기보다는 노트와 펜이라는 아날로그 아이템을 이용하여 머릿속에 오래 저장시킬 것.

꾸준한 저널 작성으로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

이를 바탕으로 불렛저널에서 제시하는 [시스템](책에서는 2부의 내용이다)의 가이드에 따라 나만의 저널을 만들어 보는 것을 설명하는데…


뭐가 너무 많다.

1부에서는 ‘결정이 많이 해야 할수록 결정을 잘하는 게 어려워진다. 그래서 불렛저널을 통해 결정해야 할 사항을 줄여야 한다.’라고 말하는데, 나에겐 불렛저널을 쓰기 위한 여정 자체가 수많은 결정 그 자체였다. 물론 익숙해지면 이것들을 결정이라고 느끼지 않겠지만 일단 시작하려는 나에게는 입구부터 암벽 등반을 해야 하는 큰 산과 같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서 불렛저널이 지향하는 바나 유용성을 부정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저 처음 시작하는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이걸 핑계로 아무것도 안 하기엔 이미 추진력이 폭발해버린 P에게 김 빠지는 소식이기에 뭐라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불렛저널 책을 다 읽고 시작하려다간 오히려 우물쭈물 이것도 저것도 안될 것 같아서 일단 저지르기로 결심했다.


보면 알겠지만 나름 얼리어답터로 이래저래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다.

원래도 다이어리를 안 쓰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쓰다 말다의 연속이었지만) 나의 기록이란 것들이 모두 흩어져 있어 제대로 일원화되지 못한 채로 정리가 되지 않았던 것이 딱 내가 살고 있는 모양새와 너무 똑같아서, 불렛저널이라는 돌파구를 고려한 것뿐이었다.


굿노트를 이용한 일과 정리! 양식은 굿노트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다 다운 받았다.



그래서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평소 쓰던 그대로 할 일을 정리해보았다. 나의 정리법은 별거 없다. 시간의 순서대로 장소의 이동에 맞추어 일의 종류나 경중에 따라 색상만 다르게 한다. 어쩌면 제일 기본적인 형태의 To-do 리스트일 것이다.


무엇이든 내가 편한 방법을 찾는 게 습관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불렛저널의 기본을 결국 습관화를 통한 나의 삶의 주체성 찾기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도전 1일차, 나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는 재능이 없기에 아주 심플하게 쓰고 일의 분야나 시간에 따라서만 색깔 변화를 주면 충분하기에 아이패드 속 굿노트 다이어리를 베이스로 나만의 불렛저널로 발전시켜보려고 한다. 내일은 또 어떠한 형태로 발전될지 모르지만 일단은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환영이니까. 내일 또 리뷰를 쓰고 있을 이 시간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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