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이 절실한 시대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속담입니다.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은 신이 보내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고, 그 선물을 잘 키워내기 위해선 사회 전체의 전폭적인 도움과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온 마을이 힘을 합쳐 돌봐야 할 소중한 아이들이 안타깝게 희생되는 사건이 지난 몇 달간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부모로부터 학대받아 발생한 사건이었기에 사람들의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2015년 아동학대로 판정된 사건은 1만 1709건으로 2010년에 비해 2.1배가 늘었고 아동학대의 83.8%가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2014년부터 시행된 '아동학대 범죄 처벌 특별법'의 영향으로 아동학대 적용범위가 확대되었고, 학교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후 은폐되고 가려졌던 사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을 뿐 예전이나 지금이나 힘없는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은 비슷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결혼 전 부모교육'을 의무화시키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고, 혼인신고를 하려면 일정 부모교육을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자체별 건강가족지원센터에서도 3월 말부터 부모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 강좌를 개설했고 부모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합니다.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선 그 기업이 요구하는 입사시험과 자격증을 준비해야 하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선 노량진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해야 하며,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몇 년씩 준비과정을 거치야 합니다. 하다못해 운전을 하기 위해서도 필기와 실기 시험을 거쳐 운전면허증을 따야 하는데, 정작 한 생명을 낳아 키우는 부모가 되는 중차대한 일에 대해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정식 교육과정이 없습니다. 부모의 명확한 R&R(역할과 책임)을 알려주는 곳이 없습니다. 결혼하고 난 뒤 부모가 되면 어떻게 자녀를 키워야 하는지, 어떻게 사랑을 주어야 하는지, 바른 훈육방법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곳이 없습니다. 종교기관이나 유아용품회사 등이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긴 하나 참여 대상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준비 없이 부모가 된 사람들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고 자신의 경험에 의존하거나 옆집 아줌마의 의견이나 상업적 마케팅에 노출되기 습니다. 제대로 된 부모 노릇하기가 참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어느새 우리 곁에 봄이 왔습니다. 봄은 아이들의 계절입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예쁜 꽃이 피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싱그럽고 설렙니다. 봄을 닮은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희망입니다. 겨우내 웅크렸던 만물이 다시 새롭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경이롭듯이 우리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사회를 밝혀 줄 빛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 아이들이 웃을 수 있도록,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을 전체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단순히 한 가정의 자녀가 아닌 우리 사회의 초석이자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봄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