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선물을 줬다.
익숙하지 않은 항공기, 기내식을 거쳐 중간에 몇몇 나라의 공항을 거쳐 울퉁불퉁한 돌바닥에 매 순간 덜컹 소리를 내며 도착한 포르투의 어느 숙소. 머리와 수염이 아주 긴 집주인은 이 집이 상도 받았다며 너무 멋진 하우스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며 열쇠를 넘겨주고 떠났다.
더블 침대가 1,2층으로 나뉘어 4명은 거뜬히 잘 수 있는 이 곳은 가격도 만만찮았고 혼자 지내기에는 과분했지만 그런 과분한 대접을 나에게 해 주고 싶어서 그래 이왕이면 좋은 곳에서 한번 지내보자 큰 맘먹고 선택한 곳이었다.
머무는 동안 바깥 풍경도 너무 아름다운 이 도시보다 이 공간을 더 즐겨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아침 일어나서 마켓에서 현지인들처럼 과일을 사고 빵을 사고 커피를 내려 마셨다. 순간순간 혼자서 이렇게 부지런을 떨면서 뭐 하고 있는 거지? 화려한 옷을 입고 관광지에서 사진을 만장씩 찍어도 모자랄 시간에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부스스 일어나 슬리퍼를 신고 마켓에 가서 아침거리들을 사고 또 그걸 손질하고 멋들어지게 차려먹는 일상들.
가끔은 쓸쓸한 기분도 들었지만 친구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 작은 공간에서 그 어느 보석을 받은 것보다 그 누구의 인정을 받은 것보다 뭔가 꽉 찬 충만함을 느꼈다.
괜히 2층으로 올라가 낮잠을 자고 곳곳에 있는 책을 뒤적였다. 창문을 열어놓고 테라스에 앉아 전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한참 동안 듣거나 행인들을 구경했다. 육체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비싼 값을 치르고 온 거에 비해 너무나 단조로운 하루 일과.
언젠가 다시 어느 먼 곳에서 이런 호사로운 선물을 받게 된다면 더 맛있는 아침을 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