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4. 나의 일을 방해하는 장애물

#한달어스 #한달자기발견 #30일글쓰기

by 문사모

나는 지금까지 총 여섯 곳의 회사에서 일을 했다. 그중 1년 이상 일한 곳은 두 곳 밖에 되지 않고 보통은 3개월쯤에 관두거나 한 달을 겨우 넘긴 곳도 있다. 엄마는 그런 나를 안타깝게 여기며 혹시나 나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불안해했다. 그만큼 나는 오래 버티는 걸 못했는데 아마 내 일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이것이었다.



하기 싫어 못 한 걸까, 못해서 안 한 걸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하기 싫은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아니 어쩔 수 없이 못 했다고 해야 하나? 특히 영어 공부가 그랬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어 의무 교육이 시작되며 a, b, c, d를 처음 배우게 됐다. 한글과는 너무도 다른 글자체. 하지만 반 친구들은 이미 학원에서 예습을 해 온 상태였고 이제 막 영어를 접한 나와는 확연한 진도 차이가 났다. 선생님은 그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알파벳 A부터 Z까지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분해 10번씩 써오라는 숙제로 수업을 마치셨다.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차마 모른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고 마치 그림을 그리듯 숙제를 해 갔다. 다음 날 숙제 검사를 하던 선생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이게 뭐냐고 꾸중을 하셨다. 이유는 소문자 a와 소문자 d를 똑같이 썼다는 것. a는 짤막하고 d는 꼬리가 긴데 나는 두 개를 구분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게 다 선생님이 제대로 안 가르쳐 주셔서 그랬잖아요~”라고 말해야 했지만 그 당시 나는 매우 소심했고 부끄럼도 많이 탔다. 영어는 그렇게 나에게 좋지 않은 첫인상으로 남았고, 그 이후에 만난 선생님도 이미 학원에서 예습을 해 온 친구들에게 간단한 숙제만 내실뿐 별다른 수업을 하지 않으셨다. 졸지에 나는 영어 열등생이 되어버렸다. 수업 중 제일 하기 싫은 수업이 영어였고, 단어 테스트나 영어 말하기 발표라도 시킬까 노심초사했다. 자, 그럼 이제 열등생이 꾸준한 노력으로 우등생이 되었다는 반전 스토리가 펼쳐지면 딱 좋을 것 같다. 하지만 No. 그 뒤로 나는 거의 영어를 혐오하다시피 하며 한국의 주입식 교육을 원망했다.



하고 싶은 건 곧 죽어도 하는 아이


하지만 내가 한국의 교육 시스템 모두를 거부한 건 아니었다. 여러 과목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던 과목은 있었는데, 음악 시간과 일본어 시간이었다. 한국의 공교육을 받은 모든 학생들은 거쳐 간다는 가창 시험! 나는 그 가창 시험을 너무 좋아했다. 영어도 못하고 수학도 못하는 나에게 가창 시험만큼은 유일하게 선생님께 칭찬받은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어도 같은 맥락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일본 아이돌에 빠져 버렸는데 그 때문인지 일본어는 너무 쉽고 재밌게 느껴졌다. 일본어 수업 시간만 되면 나는 날아다녔다. 일드를 보며 갈고닦은 나의 발음은 거의 원어민 수준이었고, 친구들도 그런 나를 부러워했다. 좋아하는 과목 앞에서는 올라가는 자존감. 사실 음악이나 일본어는 수험생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과목은 아니다. 해당 과목을 전공할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하지만 나는 수능이 어떠하든, 대학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내가 잘할 수 있고 내가 돋보이는 과목이 우선이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못 살아


엄마는 항상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는 못 살아. 하기 싫은 일도 참고 해야지." 하고 싶은 일 앞에서 나는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드러냈지만 그 외에는 관심도 없는 나. 아니하고 싶은 마음도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는 나. 그래서 사회생활은 나에게 너무나 힘들었다. 회사에서의 일은 하고 싶은 일보단 해야 하는 일이 우선이고, 개인의 만족보다는 공동의 목표가 최고인 법. 아무리 내가 원하는 업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투자 대비 확실한 이익으로 보장되지 않으면 회사는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이런 세상에 나를 꾸역꾸역 맞추는 것이 너무 버겁게 느껴졌다. 돈은 벌어야 하고 회사는 나가야 하는데,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하자니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더군다나 그런 나를 맘에 들어하지 않는 상사를 만나면 게임은 끝이었다. 나는 매번 그렇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버티지 못하는 것, 인내하지 못하는 것이 나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요즘에야 '왜 버텨? 그냥 관둬버려!'라는 마인드가 통할 지 몰라도 적어도 5~7년 전엔 그러지 않았다. 프리랜서는 예술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이고 N잡러 라던지 사이드 프로젝트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나는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며 그나마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으려 발버둥 쳤다.



과연 이제 문제일까?


그러던 어느 날 온 세상을 코로나 팬데믹이 덮쳐버렸다. 코로나는 기존의 모든 상식과 기준을 뒤엎어버렸고, 회사에도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며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됨을 경험했고, 줌 미팅을 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유튜브와 SNS엔 1인 기업가와 인플루언서들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그들은 여러 개의 파이프 라인을 만들며 평범한 직장인보다 더 큰 수입을 창출해내기 시작했다. 이런 세상의 흐름 속에 내 마음에도 여러 가지 변화들이 나타났다. "아, 지금이야말로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는 시대구나!" 나는 나에 대해 알고 싶어 졌고 처음으로 강점 검사를 해보았다. 나의 강점은 이러했다.



"창조형 설계자" 유형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강점을 통해 방향이나 목표를 설계하는 사람


강점 1. 창조

-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강점

-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생각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줌

-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하며 위기에도 적절하게 반응함

- 색다른 아이디어가 중요한 신사업이나 마케팅 포지션에서 자주 나타남

- 정체된 팀에 활력을 주는 역할


강점 2. 탐구

- 깊이 생각하고 의미와 대안을 찾아내는 강점

- 문제의 숨겨진 본질을 깊이 고민하고 파고듦

- 깊이 고민해서 풀기 어려웠던 난제를 해결하기도 함

- 연구원이나 전문 영역이 뚜렷한 직업에서 자주 나타남

- 전문성이 있는 탁월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형



'창조' 강점의 약점

- 형식적이고 실용적인 일에 관심이 부족함

- 구체적인 행동이나 실용성을 간과할 수 있음

- 반복적인 일을 할 때 흥미가 떨어지고 사기가 저하될 수 있음


'탐구' 강점의 약점

- 성과보다 학습에 집중해 자신 없는 분야에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함

- 혼자 고민하느라 다른 사람과의 원활한 소통이 부족할 수 있음

- 빠르게 결정해야 하는 순간, 거듭되는 고민으로 시간이 지연될 수 있음


나의 재능

- 정보수집, 창의, 문제 발견, 미래 예측, 갈등 중재, 논리


추천 직무 1. 설계자

- 다양한 정보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

- 개발자, 기획자, 전략기획, 큐레이션 등


추천 직무 2. 혁신가

- 고객의 필요를 인식하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

- 마케팅 , UX/UI 디자인, 경영, 고객 서비스



강점 검사를 통해 그동안 내가 왜 반복적인 일, 형식적인 일을 싫어하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도,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나는 '왜 이렇게 못 버틸까? 왜 이렇게 인내심이 부족할까?'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잘하는 일엔 누구보다 몰입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냈고, 그것이 강점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앞으로는 나의 약점이 아닌 강점을 바탕으로 나를 더 성장시키고 개발시킬 수 있는 일에 내 열정을 쏟아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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