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 나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 사람들

#한달어스 #한달자기발견 #30일글쓰기

by 문사모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존재
사랑하는 남편


곧 있으면 결혼한 지 2주년이 된다. 연애기간까지 합치면 4년 남짓. 이십 대 후반에 만난 이 남자는 내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았다.


남편은 따뜻하고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남편이 무엇보다 좋은 이유는 “왜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해?" 라던가 "도대체 이게 왜 좋은 거야?" 라던가 "이런 부분은 정말 이해가 안 가.”라는 말을 쓰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시간을 쓰는 방법이나 의사소통 방식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가끔씩 서로에게 서운하고 언짢을 때도 있지만 남편은 단 한 번도 내 가치관이나 취향에 대해 함부로 평가한 적이 없다. 남편은 그냥 날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준다. 그렇기에 나 또한 그런 남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주려 노력한다.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나 스스로를 많이 변호하며 살았던 거 같다. 뭐가 그렇게 억울한지 꿈에서까지 다른 사람과 논쟁하며 싸웠다. 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오해를 풀어야 했고, 그럴 수 없는 관계 앞에서는 크게 위축되고 좌절했다. 가치관이 맞지 않거나 고집이 센 사람과는 관계하기 어려웠고 자연스럽게 대하기 편한 사람들과만 교제했다.


하지만 남편을 만난 이후엔 관계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졌다. 밖에서 무슨 얘길 듣고 와도 남편에게 다 털어놓으면 남편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나를 위로해주었다. 혹여나 내가 잘못한 일이 있어도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자연스럽게 내 자존감은 쑥쑥 올라갔고, 자존감이 올라가니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도 유연하게 지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그런 남편에게 나 또한 지지를 멈추지 않는다. 남편은 다정하고 친절하지만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한 면이 많아 결정을 미루고 회피할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내가 나서 결정을 대신해주거나 결정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남편은 그런 나의 도움에 자존심 상해하지 않고 나에게 감사를 표한다. 우리 부부는 서로 다르지만 그 다름이 관계의 장애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존중해주려 노력한다. 우리 부부는 서로를 서로답게 만들어주는 관계다.



비비레터 모모님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모모님을 알게 된 건 8년 전이었다. 근무하고 있던 회사에 손님으로 오셨는데 서로 상반된 이미지에 처음엔 서먹했던 걸로 기억한다. 한참 시간이 지난 이후 우리는 동종 업계에서 일하게 되었다. 협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하는 업무가 비슷했기에 나는 나름대로 모모님을 동역자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인스타그램 교제를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된 모모님은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남편이 사역자라는 점, 기독교 출판사를 다닌다는 점, 체력이 약해 출퇴근을 힘들어하는 점, 여러 분야에 걸쳐 할 수 있는 재능들이 많은 다능인이라는 점 등. 나보다 인생 경험, 업무 경험이 많은 모모님께 나는 그렇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돌연 모모님이 출판사를 퇴사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마침 나도 퇴사에 대한 의지가 있던 시기였기에 인생 선배이신 모모님의 귀추를 주목했다.


모모님은 회사만 퇴사했지, 회사를 다녔던 때보다 더 많은 일들을 감당하고 계셨다. 뉴스레터 제작과 공동체 모임을 꾸리는 한편, 오래 몸담았던 기독교 업계를 떠나 일반 업계로 진출하는 도전도 보여주셨다. 나에겐 굉장히 자극이 되는 행보였고 동시에 나도 저런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상상도 하게 되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모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무려 8년 만의 만남. 그동안엔 인스타그램으로 겉으로 보이는 안부만 알고 있었지 직접 만나보니 더 좋았다. 나는 모모님께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왜 퇴사를 하게 됐는지, 일반 업계로 나가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일에서 어떤 보람을 느끼고 앞으로 어떤 일들을 꾸미고 계신지 묻고 또 물었다. 그런 나에게 모모님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며 더 나아가 보라며 격려해주셨다.


모모님은 현재 빈브라더스에서 비비레터 에디터를 맡고 있다. 전보다 더 다양한 일을 자유롭게 감당하고 계시는 모모님을 보며 나도 이런 삶을 꿈꾸게 되었다. 한 회사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부캐로 살아가며 그때그때 알맞은 능력을 발휘하며 사는 삶. 내 퇴사 이유에는 그런 모모님의 영향도 한몫하고 있다.


모모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omo.inbb



랜선 인생 선배들



1. 드로우 앤드류


나에겐 롤모델이 딱히 없었다. 내 주변엔 비슷한 모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그중에서는 내가 절대로 닮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드로우 앤드류'님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차분한 분위기에 세련된 영상미, 그 속에서 그린 컬러로 무장된 산뜻한 사람이 이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세요! 그래도 돼요!" 알고 보니 90년생, 나랑 동갑이었던 드로우님은 20대에 경험한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영상으로 풀어내고 계셨다. 나는 이 신선한 인물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처음 본 드로우 앤드류님의 영상

https://youtu.be/WqyfWyK5CpM


퇴사 후 나를 브랜드화시켜보고 싶다는 욕심을 낸 것도 드로우님의 영향 때문이었다. 드로우님은 '무조건 이렇게만 하면 월 천 법니다!'와 같은 성공 신화를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하게 자신의 실패와 성공 경험 모두를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더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자신에 대해 금수저라고 오해하거나 '원래 실력이 있었겠지~' 비아냥대는 사람들을 위해 과거에 어떤 바닥에서 어떻게 올라왔는지도 잘 풀어낸다. 이번에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담은 책을 냈다. 계속해서 꾸준히 드로우님만의 유니버스가 넓어지는 걸 보자면 흥미롭다. 나도 언젠가는 드로우님처럼 나만의 콘텐츠를 쌓는 것은 물론 누군가에게 도전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드로우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drawandrew




2. 이연


이연님은 드로우님을 통해 알게 된 분이다.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처럼 이연님도 나에게 신선하고도 은은한 감동을 준 분이다. 내가 이연님에게 빠지게 된 건 세바시에 출연한 영상 덕분이었다. '자신의 꿈을 책임지는 법'이라는 주제였는데 그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래는 그 영상을 보고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이다.


파란색을 좋아하는 그녀는 지금껏 그려보지 않은 분홍빛 꽃들을 그려내느라 밤을 지새웠다.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연필 앞에선 자신이 없어졌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나와 맞지 않는 옷이란 걸 알아도 스스로에게 떳떳하기 위해 지금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그녀는 그것이 자신의 꿈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말했다. 생각만 해도 떨렸던 꿈이 내 일상이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가만히 걸어온 길을 묵상하며 쏟아질듯한 눈물을 덤덤하게 참아내는 그녀를 보며 나는 그 기분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21.12.24)


영상을 통해 본 이연님은 자신의 꿈에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꿈을 책임지는 멋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돈이나 수치가 아닌 '꿈'이라는 단어로 설명하는 순수한 사람. 드로우님과 마찬가지로 진정성 있게 말하고 소통하는 모습이 나는 너무 좋았다.


이연님이 출연한 세바시 영상

https://youtu.be/HdSPXP1IRQU




3. 모베러웍스


작년 즈음, 유튜브 알고리즘에 노란 바탕의 특이한 썸네일을 가진 영상이 떴다. 구도도 맞지 않고 담배 피우는 모습이 나올 만큼 솔직 그 자체인 영상. 퇴사하고 유튜브를 시작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신기하고 재밌게 보여 우선 구독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채널은 기억에서 점점 기억에서 잊혔다.


그때 본 영상

https://youtu.be/2TsC6QdzU8M


하지만 영상에서 봤던 그 사람은 내 인스타그램에서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팔로우를 하고 있던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언급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나는 구독 채널을 뒤져 다시 그 영상을 보기 시작했고 전보다 다 풍성해진 콘텐츠에 이내 빠져들기 시작했다. 지금에야 너무 유명해진 모춘님과 소호님이지만 그때 받은 신선함은 2021년 중 최고였다. 이렇게 대충(?) 영상을 찍는대도 왜 이렇게 재밌지? 저 사람들 왜 저렇게 솔직하지? 저 옷들 내 스타일이 아닌데도 사고 싶네? 나와 같이 이들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사람들 덕분에 모티비와 모베러웍스 그룹의 이야기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름하여 '프리워커스'.



책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여기저기에서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지금은 정상에 서 있는 이들이 되었다. 나는 '프리워커스'라는 책뿐만 아니라 셀프 브랜딩을 도와주는 '누브랜딩 키트'도 구매했고 그들의 적극적인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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