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8
어머니날(1961년 5월 8일 월요일)... 여기 가 봐도 엄마는 없다. 저기 가 봐도 엄마는 아니 왔어. 영영 아니 오려는가 봐서, 슬픈 마음 달래가며, 저만큼 뒤떨어져 두 아이를 데리고 왔다. P.105.
어버이날이라고 아침 여덟 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깨자마자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막내는 카네이션 달아드리고 벌써 출근. 밥은 먹고 사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내 걱정부터 해서 좀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굉장히 다정한 모녀 사이 같지만 사실은 맨날 잔소리하고 화내고 무한 반복으로 싸움...) 아무튼 그래서 제때 일어나 아침도 챙겨 먹었고, 책도 남의 일기('복숭아밭 농부 이춘기 옹의 30년 일기')를 골라 같은 날로 펴보았다. 그런데 하필 어버이날 내용이 너무 슬프네. 처음 읽을 때 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아빠와 삼촌들이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랬었다. 전쟁과 가난과 일찍 세상을 떠난 아내와 줄줄이 남은 자식들과... 산다는 건 비극이어라, 어쩌면 이렇게 슬프고 슬픈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곳곳에 직접 일기에 그린 삽화가 있는데 멋지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도 많았는데 표시를 안 해놔서 후회. 다 읽고 이상하게도 <올리브 키터리지>의 어떤 부분이 계속 생각났는데 조만간 찾아봐야지. 그리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즘 복숭아가 먹고 싶다. 결론이 뭐 이래, 심하게 아무 말 대잔치 아니야? 너무 슬플까 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