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창

2018-06-02

by a little deer
"서늘한 바람이 불 때"라는 표현을 사랑한다. 그건 내 안의 무엇인가, 햇살 쨍쨍한 여름날의 영원함을 안고 있는 깊이의 감정을 일깨운다. 그리고 바다로부터 바람이 불어오는 오후, 해가 서서히 하늘 뒤편으로 가라앉음에 따라 그림자는 자라고 어디에선가 어린아이들이 소리 내어 웃는다. 서늘한 바람이 불 때, 이 모든 것이 삶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뒤 끝나고 나면 나도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풍경은 남아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니, 나는 스쳐 지나가며 세계를 의식하는 우리를 의식하지 않는 세계에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p.80.


조용히, 게으름 피우며 보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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