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일락

2018-06-14

by a little deer
아무리 불행하고 고달프고 막막한 순간에도 나는 죽음이 항상 두려웠다. '애쓰지 않아도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죽고 싶어 하지 않아도 누구나 죽게 돼 있다.'는 엄연한 사실이 왠지 내 머리에 거의 원초적으로 각인돼 있었다. 죽음에 대한 환상이 봉쇄된 현세주의자인 내게 막다른 상황에서 도피처가 돼준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다. 그 말의 출처는 성경이다. 행복한 순간에 그처럼 슬픈 말이 없겠지만, 인생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힘이 되는 순간이 더 많다. 모든 것은 흘러 지나가노니, '이 순간을 즐기자'! p.127-128.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하루의 끝무렵에야 짬이 난다. 오늘은 7개월 만에 다시 월급쟁이가 되어 첫 출근을 했다. 알람을 맞춰두고 7시에 나를 깨워 먹이고 씻기고 입힌 후 부랴부랴 준비해서 길을 나섰다. 아침부터 비가 꽤 오는 바람에 우산을 들고 축축하게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탔네. 점심으로는 칼국수와 아이스 라테를 먹었다. 첫날부터 야근은 아니 될 말씀이지만, 어쩌다 보니 6시 칼퇴근은 못하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대충 저녁을 차려먹고 치우고 요가를 다녀왔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오늘 여러 번 했던 말. 스스로에게도 한번 부탁해본다.


바쁘고 힘들 나날의 시작을 앞두고 일부러 골라든 책이다. 하루에 한 가지 즐거움은 놓치지 않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서. 유명한 '캣맘'인 황인숙 선생님의 책이라 더욱 그럴듯하다. 수수야, 보리야, 엄마가 돈 많이 벌어올게. 쫌 심심해도 둘이서 재미나게 잘 놀고 있어야 해, 알았지? 어!라고 해야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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