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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어바웃 Apr 19. 2021

[번외] 촌에 사는 농사꾼 두루미쌤의 이야기

- 요즘 청년들은 왜 촌(村)에 살지 않을까? 인터뷰 번외편






이름 : 두루미쌤

직업 : 이길리 농민 

발자국 : 두루미쌤은 민간인 출입 통제선 북쪽인 민북마을 이길리에 살고 있습니다. 겨울이면 철원평야에는 두루미쌤과 농부들이 새들을 위해 남겨놓은 낱곡을 먹기 위해 두루미가 찾아온답니다. 그 광경은 정말 놀랍도록 아름답죠! 하지만 이길리 역시 고령화가 심각합니다. 노인분들은 자꾸만 돌아가시는데 젊은이는 오지 않으니 마을 사람은 줄어만 가죠. 오늘은 인터뷰 번외편으로, 촌에 살고 있는 두루미쌤에게 촌과 청년에 대해 물어보겠습니다. 







Q. 두루미쌤. 왜 이길리에는 젊은이들이 살지 않을까요?


우리 애들도 30대에요. 저는예전부터 "너희들은 나중에 여기서 살아야 해!"라고 이야기하곤 했죠. 그런데 그때마다 절대 오지 않을거래요.(웃음)


우리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게 슬프지만 이 시골에서 살지 않는 것도 이해가 돼요. 논밭뿐인 이 곳에서는 젊은이가 즐길만한 문화가 없잖아요. 그에 비해 서울은 교통도 좋아서 배송도 빨리 빨리 잘 이루어지고, 쉽게 무언가를 접하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잖아요.


Q. 청년들이 마을에 있으면 무엇이 좋을까요?


어르신들만 있는 마을에 젊은이들이 왔다갔다하는 것. 그 모습만 봐도 너무 좋죠. 친구들이 손잡고 데이트도 하고 꺄르르 웃고 그러는 모습들이 얼마나 예쁜데요.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웃음) 그런 풍경과 소리가 없으니 심심할 수 밖에 없죠.


또 요즘 세상이 얼마나 빨리 바뀌나요. sns같은 걸 도전해보려고 해도 물어볼 사람이 없어요. 무거운 물건 들을 때도 마찬가지에요. 촌일수록 청년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많다니까요.




우리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게 슬프지만 이 시골에서 살지 않는 것도 이해는 돼요. 논밭뿐인 이곳에서는 젊은이가 즐길만한 문화가 없잖아요.




Q. 이길리에 청년들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우선 소통할 수 있는 친구들과 일거리가 있어야죠. 젊은 친구들끼리의 무리가 형성이 되어야 여기서 재밌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 위해서 취미 생활도 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고.


사실 논농사가 그렇게 일거리가 많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시간이 많아요. 모내기, 추수할 때나 바쁘지 평소엔 아침에 잠깐 나가서 일하는게 다에요. 그 시간들을 소비할 카페나 공원 같은 곳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평화로운 철원평야




Q. 이길리에 청년이 거주하지 않고 방문만 해도 좋다는 말씀이세요?


그렇죠. 동네 주민들은 젊은 친구들이 그냥 왔다갔다 하는 것 만으로도 좋아하세요. 젊은 친구들이 쌩쌩 걸어다니면 마을 풍경이 바뀌어요.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죠.


Q. 저희가 자주 와야겠네요(웃음) 최근 촌생활을 원하는 청년도 생기는 것 같아요 실제로 청년들이 귀촌 귀농을 많이 하나요?


청년들이 귀촌 귀농을 한다기보다는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농업을 이어받으려 들어오는 사람들, 퇴직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농사 지으면서 직장 다니는 친구도 있어요. 이제 결혼 적령기인데 장가를 못가고 있죠. 이 시골에 누가 시집을 오려 하겠어. 


젊은 사람들은 이 시골에서 사는 게 답답하다고 하죠. 나이 들고 보면 여기만큼 좋은 곳도 없어요. 나는 도시가 더 답답해. 여기서 좋은 공기 마시고 좋은 풍경 보며 여유롭게 사는 것이 최고에요.




젊은이의 존재 자체가 마을에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바로 거주, 정착하는 것이 힘들다면 청년의 단기 거주, 임시 정착과 같은 방법도 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촌과 청년의 거리를 줄이는 해법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두루미쌤!           

 






  

Next! 

요즘 청년들은 왜 촌에 살지 않을까?

2030 세대 220명 대상 인터넷 설문 결과 정리! 


                        




. 박한솔 _올어바웃 대표

편집. 조가은 _올어바웃 연구기획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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