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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에세이 1-개코딱지 같은 달팽이

(미치도록 옮겨주고 싶었다)

by 경이
달팽이.jpg



개코딱지보다 작은 달팽이 한 마리

열심히 미끄러져 간다


아슬아슬

주변에는 등 터진 달팽이 천지


네가 작은 무엇이라면 나는 우주의 신

새벽부터 열심이었을 널 밟혀 죽게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작아서

그토록 열심히어서


옮겨주고 싶었다 미치도록

작은 열심 애달파서


넌 그저 네 생활에 충실할 뿐인데

내가 뭐라고 네가 안타까울까


혹 저 위에 조물주도 나 같은 눈으로 날 지켜보고 있을까

작은데 열심히라서

너무 옮겨주고 싶어 할까

내가 도달하고 싶은 그곳으로


그래도 차마

감히 내 삶에 끼어들 수가 없어서

그래서 손 놓고 계신 걸까


그래서..

오늘은 그분이 밉지 않았다

그 마음이 개코딱지만 한 달팽이를 보는 내 마음이라고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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