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같은 계절을 보낸다는 건>
내 사랑은 다를 줄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특별할 거라 여겼다.
아니었다.
전형적인 사랑과, 일반적인 이별이었다.
도무지 가까워질 수 없었던, 예견된 헤어짐.
여느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
몰랐다.
나도 그런 과정을 겪을 줄 몰랐다.
우리 모두의 사랑은 그런 걸까.
너무 흔한 빠진 사랑 얘기여서 가슴 절절한 영화, <같은 계절을 보낸다는 건>이다.
수학적으로 잘 계산된 멜로는 어떤 느낌일까?
이를 테면,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처럼 말이다. 내용과는 무관하게 <무진기행>은 기하학적인 대칭을 이룬 형식을 갖췄다. 냉정하게 계산된 구조다.
물론 <무진기행>엔 냉정한 구조에서 뜨거운 감각이 있다. 이를테면, 김승옥은 남녀 잠자리를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그 방에서, 마치 칼을 빼앗듯이 그 여자의 조바심을 빼앗아 주었다.
<같은 계절을 보낸다는 건>도 비슷하다.
시작부터 세훈과 정이의 대화가 귀를 사로잡는다. 텐트가 바람에 날아가버려 캠핑을 완전히 망쳐버린 상황. 이들이 오늘 잠을 잘 곳이 사라졌다. 일단 잠깐 몸을 녹이려 세훈과 정이는 따뜻한 어묵을 먹는다.
세훈 : (정이에게 술을 건네며) 자!
정이 : 너는?
세훈 : 우리 이거 먹고 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갈 곳도 없는데?
정이 : 차에서 자면 되지
세훈 : 아이.. 추워
정이 : (세훈에게 술을 건네며) 그냥 마셔.
세훈 : (정이를 몇 번 쳐다보다가 술을 꿀떡꿀떡 마신다) 나 진짜 마셨어. 못 가. 운전 못해
정이 : 응. 괜찮아.
괜찮아? 대체 뭐가 괜찮다는 말인가? "알겠어"도 아니고, "괜찮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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