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시민오랑>
오랑우탄에게는 인권이 있다. 진짜다. 법원 판결이 그렇다.
지난 2014년 아르헨티나 법원은 오랑우탄이 '비인간적 인격체'라고 판결했다. 동물원 밖으로 나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 법원은 "오랑우탄에게는 충분한 인지적 능력이 있으므로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비인간적 인격체가 된 오랑우탄 '산드라'.
산드라는 어떻게 비인간적 인격체가 될 수 있었을까? 이 판결 이전과 이후의 산드라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 10여 년의 기록. 찬란한 패배의 역사를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 <시민 오랑>이다.
이 오랑우탄을 보자. 오랑우탄이 어딨냐고? 저 보자기 안에. <어린왕자>를 떠올려보자. 코끼리를 삼켜버린 보아뱀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저 안에 숨어 있는 오랑우탄은 '산드라'다. 산드라는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물원에 산다.
안타깝게도 산드라는 우울증에 걸렸다. 천으로 몸을 덮었다. 나무에 오르지도 않는다. 동물원을 찾은 사람들을 반갑게 맞아주지도 않는다. 이건 분명 '우울증'이었다.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 문제는 돈이다. 지금처럼 계속 동물원에 가두자니,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없다. 동물원에서 벗어나자니, 어디서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진퇴양난.
여기서 기가 막힌 아이디어 하나. 오랑우탄이 동물원으로부터 '우울증 피해보상'을 받는다면? 자연스레 스트레스받는 동물원을 벗어날 명분이 생기고, 피해보상금으로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할 수도 있을 테다. '아르헨티나 동물권익을 위한 법조인 모임'은 곧장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와 소송에 들어간다.
핵심 쟁점은 산드라에게 인격권이 있냐는 것. 쉽게 말해, '인격을 가진 오랑우탄'이라고 설득해야 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