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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ry An Aug 10. 2018

[심리학] 감정은 새롭게 느낄 수 있어!


‘내가 원하는 대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어떨까?’ 프랑스의 교육학자이자, 철학자였던 루소는 “이성이 인간을 만들어낸다면 감정은 인간을 이끌어간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수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뿐만 아니라 선택까지도 감정에 의해 행해지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강조합니다. 이처럼 인간에게 감정의 영향력은 강력합니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이자 심리학자인 폴 에크먼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보편적으로 6개의 기본적인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기쁨, 놀라움, 분노, 혐오, 공포, 슬픔’입니다. 6개의 감정을 더 단순화하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인간은 즐거움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는 존재입니다.


감정을 기반으로 마음을 변화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감정을 새롭게 갖도록 만들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경감하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설득 관련 서적에서 논리가 아닌 감성으로 접근하는 것을 강조하는데, 결국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면 설득은 쉽게 이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을 조절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감정을 의식화하기


첫 번째 방법은 감정을 의식화하는 것입니다. 감정은 대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발생하는 무의식적인 반응입니다. 감정을 느꼈을 때를 떠올려보세요. ‘감정을 느껴야지.’하면서 감정을 의식적으로 느끼나요? 아니지요. 경험에 의해 저절로 발생하게 됩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꿈의 분석, 자유 연상 등을 강조했는데, 가장 유용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방법입니다. 심리학의 게슈탈트 상담에서도 자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요.


앞서 강조했듯, 다룰 수 있기 위해서는 의식부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의식할 수 없다면 다룰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감정을 변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경험하는 감정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정이 발생할 때는 인지하지 못한 채, 느끼고 있는 감정에 휩싸이기 마련입니다. 감정을 의식화하는 훈련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인지하게 해주며, 체험하고 있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것이 도움됩니다. ‘지금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지?’


② 감정을 표현하기


감정을 의식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자각하도록 할 뿐이며, 감정을 변화하기 위해서는 지금 경험하는 감정적 에너지를 소거하고 새로운 감정을 갖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감정을 자각한 후, 다음으로는 경험하고 있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감정을 언어로 명확히 표현하는 것은 감정을 자각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냅니다. 즉, 감정적 에너지를 표출하여 심지어는 경감하는 효과까지도 낼 수 있습니다. 글로 써도 되고, 직접 소리 내어 말로 표현해도 좋습니다. 마음속으로라도 떠올려보면 됩니다. “지금 내가 ‘행복감’을 느끼고 있구나.”


③ 이완을 활용하기


감정을 표현한 후, 이완을 활용합니다. 이완은 감정을 변화하는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신체의 생리적 반응과 생각의 영향을 받으며 발생합니다. 신체의 생리적 반응은 자율신경계와 연관됩니다.


인간의 자율신경계는 교감 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로 구분됩니다. 교감 신경계는 위험한 상황에서 작용하며, 반대로 부교감 신경계는 편안한 상황에서 작용합니다. 즉, 불안이나 긴장을 느끼게 되면 교감 신경계가 작동하여 심박수의 증가, 혈압의 상승, 신경과 근육의 긴장 등을 야기합니다. 긴장이 이완되어 편안한 상태가 되면 부교감 신경계가 작동하여 심박수와 혈압을 감소시키며, 신경과 근육을 안정하도록 만듭니다.


강렬한 감정을 경험할 때, 신체는 각성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완은 인간의 자율신경계 반응에서 부교감 신경계의 작용을 유도하여 신체의 각성 반응을 경감시키고 신체에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신체의 안정감은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도록 돕습니다.


이완에는 두 종류가 존재합니다. 신체적 이완과 정신적 이완입니다. 신체적 이완은 몸의 긴장을 풀어서 편안해지는 것을 의미하며, 정신적 이완은 정신적으로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체적 이완과 정신적 이완은 모두 안정감을 느끼도록 만듭니다.


신체를 이완하는 방법으로는 점진적 이완법이 있습니다. 점진적 이완법은 에드먼드 제이콥슨에 의해 개발된 기법으로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근육을 의도적으로 긴장시킨 후 이완하는 방법과 둘째는 근육을 긴장하지 않은 채로 이완하는 방법입니다.


점진적 이완법에서는 신체의 근육을 서서히 점진적으로 이완하도록 만듭니다. 팔을 이완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지요. 우선 편안한 자세에서 한 손에 주먹을 쥐고 힘을 주도록 합니다. 충분히 힘을 주었다가 순간적으로 힘을 풀고 편하게 이완하도록 만듭니다.


그러고는 주먹에 다시 점점 힘을 주면서, 주먹뿐만 아니라 손목 나아가 팔 전체에 어느 정도 긴장을 느껴본 후, 순간적으로 모든 긴장을 풀고 이완하도록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팔을 이완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몸 전체에 함으로써 모두 이완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충분한 연습을 하지 않는 한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호흡’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호흡을 할 때,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데, 의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이완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들이쉬기보다 내쉬기를 대략 1대 2의 비율 정도로 길게 호흡함으로써 쉽게 가능합니다. 일상에서 정신적 이완을 하는 방법 기분 좋았던 일이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면을 머릿속으로 상상하여 떠올리면 됩니다. 


➃ 감정을 조절하는 여러 가지 방법


앞서 언급한 방법들 이외에도 감정을 조절하는 효과적인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EFT, EMDR, ACT, 마음 챙김 등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EFT, EMDR을 설명하고, 추후에 다른 칼럼에서 ACT와 마음 챙김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EFT는 Emotional Freedom Techniques의 약자로 ‘감정 자유 기법’으로 번역됩니다. EFT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FT에서는 모든 부정적 감정의 원인을 경락의 혼란으로 보고 감정적인 기억을 처리하는 동안 해당하는 신체의 경혈을 손가락으로 두드림으로써 변화를 유도합니다.


신체의 경혈을 두드리는 행위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심리학적인 내용과 기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감정을 담당하는 뇌로 알려진 번연계의 뇌를 자극함으로써 교감신경계 활성화 반응의 경감, 행동주의 상담에서 사용되는 조건반응의 노출을 바탕으로 한 역조건화, 인지치료의 방법인 인지적 리프레이밍 등이 활용됩니다.


EFT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를 확인하고, 그 강도를 1점에서 10점까지 척도로 평가합니다. 그러고는 확언 명제라 불리는 문구를 마음속으로 떠올립니다. 게리 크레이그는 그의 저서 《감정 자유 기법 길잡이》에서 다음과 같은 확언 문구를 소개했습니다. ‘나는 비록 ~이지만, 나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인다.’


이 문구를 마음속으로 떠올린 채로 신체의 특정한 부위를 자극하여 심리적 역전 현상을 바로 잡습니다. 그러고는 정해진 순서대로 신체의 경혈을 두드립니다. 이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 후,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평가해보고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종결하면 됩니다.


다음으로 EMDR은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의 약자로서 ‘안구 운동 민감 소실 및 재처리’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기법은 미국의 프랜신 샤피로 박사에 의해 창시되었으며, 트라우마 치료에 있어 효과적인 성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MDR은 안구 운동을 바탕으로 과거에 처리되지 않은 기억을 처리함으로써 과거의 심리적 외상 등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기법입니다.


안구 운동이 작용하는 기전을 설명하는 가설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렘수면 시 빠른 안구 운동 원리를 바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렘수면을 하는 동안에는 빠른 안구 운동이 발생하며, 이러한 운동은 과거에 경험했던 정보를 재처리하고 통합하여 저장하도록 만듭니다. 추가로, 최면에서는 렘수면시의 빠른 안구 운동을 최면을 경험하고 있는 지표로서 활용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외상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정보 처리 시스템이 마비되므로 처리되지 않은 본래의 상태로 기억에 저장됩니다. 처리되지 않은 기억은 현실에서 유사한 경험을 할 때 플래시백으로 반복적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 기억들을 안구 운동을 함으로써 새롭게 처리하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정보를 재처리하는 과정이 EMDR의 핵심 요소이므로 이 기법을 만든 프랜신 샤피로 박사는 그녀의 저서 《트라우마 네가 나를 더 힘들게 할 때》에서 EMDR의 명칭을 RT(재처리 요법)으로 변경하고자 하였지만, 이미 EMDR이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져 바꾸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정을 다스리는데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입니다. 운동의 긍정적인 효과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과 불안을 해소하도록 만들고, 신체에 안정감을 주며,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만듭니다. 특히, 운동 가운데 뇌에 양측성 자극을 주는 운동은 더욱 감정을 조절하는데 도움됩니다.


양측성 자극이란 왼쪽과 오른쪽을 교대로 사용하여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을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걷기, 조깅, 마라톤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운동들은 부정적인 감정이 포함된 기억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처리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 감정을 조절하는데 도움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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