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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현 Jul 31. 2018

서로의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들


풍경이라는 단어가 지닌 거리감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는 자신이 속한 곳을 풍경이라 부르지 않는다. ‘여기'서 '저기'를 바라볼 때, 여기 있는 내가 속하지 않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것을 풍경이라 말한다. 다시말해 풍경의 외부인 동시에 주변, 즉 속하지 않으면서 멀지도 않은 그 상태를 유지해야 풍경을 관망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결코 자신의 풍경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타인의 풍경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주에서 내려다보는 지구는 보통의 풍경과는 다르다. 내가 실제로 있을 수 없는 곳, 바라만 보는 풍경(하늘)에서 내가 속한 곳, 타인의 풍경을 보는 것이다. 이는 내가 될 수 없었던 '나의 풍경'이 되게 해 나를 확장시킨다. 따라서 우주에서 보는 지구는 엄밀히 말하면 풍경이 아닌 장면scene이다.


 


계속해서 멀어지는 풍경

영원히 도달하지 못하는 풍경

그러나 내가 이미 도착해있는 풍경

도착해 있지만 볼 수 없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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