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사진 잘 나오는 카메라 없을까?
카메라 욕심이 많아 정말 다양한 카메라를 갖고 있다. 리코 gr2 는 내가 라이카 M10 을 구매했을 때 거의 동시점에 구매했던 카메라이다. 2017년에 M10 을 구매했으니 벌써 M10과 함께 6년째 사용하는 카메라이다. 이 녀석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똑딱이 사진작가로 유명해진 '안태영' 작가 덕분이다. 그의 책을 읽고 한참 리코 gr2에 매료되어 있던 차. Leica M10 이 근거리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는 핑계로 리코 gr2 를 덜컥 구매했다.
리코 gr2 는 지금 아이폰 12 미니 사이즈 정도로 작지만, 가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라이카 M 바디 대비 상대적으로 가벼운(?) 금액에 덜컥 구매하긴 했지만, 작은 녀석에 사은품도 하나 없이 세기 P&C 에서 에누리 없이 구매하려니 참 배가 아팠다. 그래서 매장에서 거의 생떼(?)을 부리다시피해서 얻은 것이 위 사진 렌즈에 마운트 되어 있는 그린 색 링이다.
처음 리코 gr2 로 사진을 찍고 PC에서 보았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저 그런 기록용 카메라 정도로 생각했던 녀석이 광량이 충분한 곳에서 찍으면 마치 라이카 M10 으로 찍은 사진 못지않게 화질이 좋다. 한마디로 굉장하다!
또한 리코 gr2의 보정 관용도도 무척 좋다. - 2 stop 정도는 거뜬히 복원이 되고 색감도 마음에 든다. (기본 JPG는 별로 선호하는 색이 없지만, DNG로 찍고 후보 정하면 꽤 마음에 드는 색이 된다. 참고로 기본색은 채도가 높은 편이다.)
위 사진은 탄천 산책 중 찍은 사진이다. 오리들이 자전거 도로를 가로질러 밤송이로 향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오리가 밤을 좋아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런 사진을 보면, 암부가 모두 살아 있다! 또한, 하늘에 숨어 있던 푸른색, 또 해질녘의 Orange 색이 모두 살아 있다! 비교용으로 원본 JPG를 같이 올려본다.
시시각각 변하는 동네 탄천의 석양을 리코 gr2 로 담아 보았다. 무거운 카메라는 두고 리코 gr2 를 들고 산책하는 기분이란? 사실 저녁 먹고 산책 겸 운동하러 나가기는 너무 싫지만, 이렇게 사진을 담을 욕심에 나름(?) 발걸음이 가볍다.
물론, 핸드폰으로 찍어도 좋다. 특히 최근 출시된 핸드폰 사진이 정말 좋아졌다. 하지만, 아무리 화소가 높아져도 센서의 물리적인 면적은 극복하기 어려운 법이다. 이 면적 때문에 디테일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바디에 나름 커다란 APS-C 센서가 들어 있는 리코 gr2는 아직 현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