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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Oct 04. 2021

고기 좀 썰어볼까? 스테이크 맛집

나는 미국 사람의 주식이 고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미국에서 생활할 때 현지인들은 생각보다 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다. 고기뿐 아니라, 밥 자체도 많이 먹지 않는다. 그래도 살찐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어쨌든, 내가 미국에서 생활할 땐 헝그리 했던 시절이라 스테이크를 먹는 것이 정말 축제였다. 

막연히 한국에서의 물가 습관으로 "고기 = 비싸" 공식을 알고 있었는데, 미국에선 직접 고기를 구매하면 참 저렴하다.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걸 안 순간 거의 하루건너 하루씩 스테이크를 먹던 시절이 있었다. 생각만 해도 다시 침이 고인다.

특히 내 지인의 경우 Egg라고 부르는 Grill 을 갖고 있었는데, 고온으로 고기의 겉을 바싹 태울 정도로 익히고 중심은 여전히 빨간 상태로 만드는 Medium Rare의 최고봉을 맛볼 수 있는 도구와 스킬이 있었다. 이 친구 집에 거의 하숙생처럼 살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고기를 즐겼다.

심지어 야채 조금과 고기를 매일 먹으면 살도 빠진다. (대신 변비가 찾아오지만 말이다.) 말 그대로 황제 다이어트를 경험했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 한국에 살면서 Red meat (붉은색이 감도는 소고기)를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했다.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니 오히려 값이 비싼 것이 고마웠다(?) 하지만, 종종 미국에서 먹던 두꺼운 스테이크가 눈에 아른거린다. 코로나 전에는 일 년에 한 번은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이런 즐거움을 즐겼지만, 몇 년째 여행을 떠나지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그러다...


스테이크 맛집을 찾았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스테이크집은 비싸면서 맛도 별로다. 특히 고기의 두께가 너무 얇아 미국에서 즐기던 스테이크의 추억을 즐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새로 발견한 스테이크 맛집은 딱 미국에서 즐기던 그 맛 그대로이다!

온 가족이 한점씩 나누어 먹으면 순식간에 고기가 사라진다. 하지만, 더 시키면 즐거운 맛을 더 느낄 수 없다. 아쉬움을 간직한 상태 그대로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제일 맛나다.

정말 맛있는 스테이크를 보고, 가장 맛있는 상태를 사진에게 양보했다. 자주 먹으면 안 되는 red meat이기에 눈으로라도 자주 먹을 예정이다. 벌써 침이 고인다. 크...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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