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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Oct 16. 2021

화이자 백신 2차 후유증 - 죽다 살아났다

정말 죽다가 살아났다. 

주사 맞은 쪽 겨드랑이에 야구공이 하나 들어간 정도 크게 부풀어 오르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죽을 것 같다.

아 코로나에 걸리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가 나온 사람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아도 큰 후유증 없이 지나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1차 백신을 맞고 나서는 맞은쪽 팔이 조금 뻐근한 정도, 얼큰한 뼈찜으로 타이레놀 없이 무탈하게 지나갔다. 최근 갑자기 급증한 업무 때문에, 화이자 2차 백신 이후 선약이 있던 업무들을 미룰까 생각했다가 1차 백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백신을 맞는 날 새벽부터 업무가 진행되어 당일 저녁까지 하루 종일 꽉 차게 일이 있었다.


그런데, 당일부터 몸에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일단, 머리가 깨지듯이 아프다. 그리고 팔이 서서히 아프기 시작하고 몸이 몸살 난 듯 기력이 떨어졌다. 쳇.. 드디어 오는 건가. 나는 이런 백신 후유증을 비웃기라도 하듯 또 벼찜을 주문했다. 




캬~ 이 녀석은 완전히 신의 한 수이다. 먹는 동안 즐겁고, 다 먹고 나니 머리를 누르던 두통도 기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모두 사라졌다. 역시 타이레놀 대신 뼈찜이야~ 를 연신 외치며 즐거워했다. 


|| Day2


오늘도 예정대로 아침 이른 시간부터 미팅을 잡았다. 다행히 Offline meeting 대신 온라인 미팅이어서 이동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부터 가슴이 답답하다. 마치 숨을 쉬어도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음식 냄새를 맡으면 메스꺼운 느낌이 든다. 이제부터 후유증 본게임인가? 


어쨌든 바쁜 일정 때문에 정신없이 하루가 흐르고 밤이 찾아왔다. 재택근무로 온라인 미팅을 몇 개하고 나니 산책이라도 하고 싶어 밤에 운동을 나갔다. 약 40분 정도 110 bpm 정도 페이스로 걷고 나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아니 정말 갑자기! 오한이 밀려왔다. 얼굴을 만져보니 불덩이다.


지옥을 경험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고열과 함께 온몸을 맞은 듯한 통증은 기본이고 심장을 쿡쿡 찌르는 것 같은 통증도 느껴졌다. 무엇보다 주사 맞은 팔 겨드랑이에 야구공만 한 멍울이 생겼다. 그리고 엄청 아프다! 주사 맞은 자리고 아프고 겨드랑이도 아프니 왼쪽으로 돌아눕지도 못한다. 내 평생 이렇게 아파본 건 처음이었다.


코로나에 걸리면 이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겠구나. 새삼 코로나의 무서움을 느꼈다. 무엇보다 숨을 쉬어도 숨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괴롭다.


|| Day 3


전날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로워하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아침 8시부터 미국과 회의가 있는 날이다. 



간신히 안아픈 척 하고 미국과 화상회의 중 



샤워하고 급 안 아픈 척 회의를 시작했다. 그런데, 내 몸 상태를 대변하기라도 하듯, 회의 프로그램에서 내 모습이 갑자기 2명이 되었다. 오작동이다. 같이 회의하던 동료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며 이 순간을 스크린샷으로 담아 주었다. 순간 실소가 나왔다. 죽도록 아프자마자 일을 해야 한다니... 혼자 일하는 사람의 서러움을 다시 느꼈다. 나 아플 수 없구나.


이날은 1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미팅도 있었다. 혹시 중간에 열이 나면 빌딩에 진입조차 할 수 없을까 봐 타이레놀을 챙겼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았지만, 겨드랑이 부분이 계속 아프다.


다행히 이날 저녁부터 몸이 완전히 좋아졌다. 입맛도 다시 돌아오고 메스꺼운 느낌, 심장의 통증 등은 모두 사라졌다.


|| Day 4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이다. 다행히 겨드랑이를 제외하면 모두 통증이 사라진 느낌이다. 림프절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겨드랑이는 스트레칭 및 마사지를 많이 해 주면 풀린다는데, 아직 아파서 손을 대고 싶지 않다. 뭐 오늘 해결되겠지..

이제 오늘도 업무가 쌓여있다. 화이자 백신 2차 후유증을 경험하니 다시금 건강의 소중함을 느낀다.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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