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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Nov 17. 2021

아들

들이 나에게 찾아오기 전 이런 즐거움이 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때로는 거울을 보듯 나와 닮아서 놀라고 또 다른 때는 나와 너무 다른 모습에 놀란다. 갓난아기 때부터 돈을 더 버는 것보다 아들과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같이 보내고 싶어 사업 기회 대신 아들과의 시간을 선택했다. 지금도 이 선택에 후회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눈 깜빡 한 사이 아들이 훌쩍 성장했다. 이제 11살 초등학교 4학년이다. 제법 청소년 같은 모습이 보여 아쉽기도 하다. 언제까지나 아기 같은 느낌이 들 것만 같았는데 말이다. 조금만 느리게 성장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9년 뒤면 이제 성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지난 11년도 너무 빨리 흘러갔는데 앞으로 9년은 또 얼마나 빨리 흘러갈지. 눈도 깜빡하기 싫을 정도이다.




나를 닮아 영어를 본능적으로 좋아한 아들 책상의 책꽂이 풍경이다. 한국 책보다 영어 책이 더 많다. 난 정말 어렵게 영어를 공부하고 익혔는데, 그냥 숨을 쉬듯 편하게 영어를 하는 아들을 보면 참 부럽다.




아기 때부터 엄마가 스마트폰 대신 색연필과 노트를 들고 다녀서 그런지, 자연스레 그림에 취미를 갖게 된 아들의 작품이다. 번지기 쉬운 물감으로 이렇게 정교하게 색을 칠하다니 이제 제법 아티스트 같은 냄새가 난다. 내가 갖지 못한 재능을 가진 아들을 보면 조만간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매우 쉽게 뛰어넘을 것 같다.

부디 남들이 생각하는 기준이 아닌 본인의 행복을 찾아 인생을 재미있고 풍요롭게 살면 좋겠다고 기원해 본다.

오늘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들.. 공부하지 말고 아빠랑 좀 더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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