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다큐멘팅 - 행복한 사람들은 다 여기 있다
아침 7시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지인이 더 레이스 서울 (The Race Seoul) 21K 마라톤에 참가한다고 해서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사실 이런 행사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어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어떻게 찍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데,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
7시 15분 정도 되자, 광화문 광장에 러너들로 가득했다. 그들을 응원하러 온 친구나 가족들까지 더하면 2만 명 이상 광화문 광장에 모인 느낌이다. 여기서 과연 지인이 달리는 장면을 찍을 수 있을까?
출발선 제일 앞. 가장 잘 달리는 그룹이다. 여긴 긴장감이 가득하다.
러닝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부터 전문가 포스가 난다.
드디어 출발
그런데 선두 그룹이 출발하고 나서 출발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또 새로운 그룹이 출발 이어서 또 출발.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점점 뒤로 갈수록 사람들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선두는 뭔가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갈수록 축제 분위기다.
도시에서의 삶이란, 길을 걷다 웃는 사람을 만나기 참 어렵다. 혹시 일행이 있어 대화를 나누다 웃는 경우조차도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선두 그룹이 지나간 뒤 사람들 표정에 미소 가득, 웃음 가득이다. 뭐랄까, "찐" 행복 이 느껴진다. 한참 쉬고 싶은 주말 아침 7시 30분에 집에서 나와 광화문에서 힘든 러닝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 표정이 아니다.
행복한 사람들이 몰려든다!
더 레이스 서울(The Race Seoul) 21K 마라톤 대회는 이름을 이렇게 바꿔야 할 것 같다. "누가 더 행복한가 대회"
한동안 사진을 찍다가 문득 나도 달릴 뻔(?) 했다. 왠지 달리면 그냥 행복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니 사람들이 웃을 일이 많지 않다. 웃는 사람들이 다 어디 있나 했더니 마라톤 대회에 있었다. 가끔은 주말에 이런 행사에 참여해서 사진을 찍으며 사람들의 행복을 같이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정말 행복한 에너지 듬뿍 받았다.
P.S.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지인이 달리는 사진은 찍어주지 못했다. 지인을 찍어주려고 나왔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