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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03. 2020

사진 잘 찍는 사람 vs 사진 못 찍는 사람

사진 진심으로 잘 찍고 싶다면!

사진 잘 찍고 싶어요!

취미 사진을 시작하면 아마 제일 먼저 사진 관련 온라인 포럼에 가입할 것이다. 포럼에서 사진에 반해서 그럴 수도 있고, 사진을 잘 찍는 팁을 얻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사진에 입문했더라도 몇 개월 뒤 사진이 현저하게 좋아지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일 년 아니 수년이 지나도 사진이 그대로인 경우가 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내가 본 사진 잘 찍는 사람의 특징과 사진 못 찍는 사람의 특징을 소개해 본다.


"나도 같은 장비로 찍었다면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카메라와 렌즈의 성능에 따라서 사진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진 못 찍는 사람의 특징은, 예쁜 사진을 보고 그 사진을 담은 장비가 자신의 장비보다 좋으면, 본인도 같은 장비로 찍으면 비슷하게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큰 착각이다. 특히 고급 기종의 카메라일수록 더욱 그렇다. 고급 기종의 카메라는 작가의 의도를 후보정으로 쉽게 표현하라고 가장 중립적인 사진을 만들어 준다. 즉 카메라에서 만들어 준 사진 자체로는 흔히 아무런 감동이 없다.



왼쪽 : 라이카 M10에서 만든 카메라 원본 사진 오른쪽 RAW 파일로 후보정을 한 사진

흔히 내 사진을 보고 Leica 가 좋아서 화사한 색감을 만들어 준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도 라이카를 사용하면 오른쪽과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라이카를 빌려주면 왼쪽과 같은 사진을 얻는다. (혹은 더 못한 사진을 얻는다) 취미이든 정문 Photographer이 든 사진을 제대로 찍고 싶다면 보정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보정이 소위 떡보정보다 더욱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는 점을 기억하자!


"나도 그 장소에 있었다면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Leica M10 / 닉우트 사진작가

"네이팜 소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닉우트 사진작가의 사진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으면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그의 사진이 특별한 기법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예쁘거나 화려한 사진이 아니라 그냥 기록한 사진 같아 보이는데, 나라도 그 장소에 있었다면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한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의 사진은 평생 좋아지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뿐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을 담을 장소를 알고 늘 준비되어 있는 것 자체가 실력이라는 걸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청난 연습을 통해 긴박한 순간도 안정적인 구도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는 것 또한, 사진을 못 찍는 사람이 평생 이해하지 못할 교훈이다.


"나도 카메라를 갖고 있었다면 같은 사진을 담을 수 있을 텐데"


사진을 못 찍는 사람들의 특징은 카메라를 모셔둔다. 카메라에 여러 가지 액세서리를 달아 장식하고 제습 함에 고이고이 모셔둔다. 그리고 어딘가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찍을 피사체가 없다고 투덜거린다. 이런 이들은, 아래와 같이 LFI에 소개된 사진을 보면, 나도 카메라를 갖고 있었다면 비슷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언제 찍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늘 카메라를 소지하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이 보이면 망설이지 않고 셔터를 누른다. 이것 자체가 실력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면, 사진 실력은 평생 제자리걸음이다.


LFI 잡지 중에서

반면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뛰어난 관찰력과 독특한 시선"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사진을 담기보다는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아래에서 위를 보기도 하고, 위에서 아래를 보기도 하고, 납작 엎드려 세상을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서서 얼굴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그러니 늘 비슷한 시선의 사진밖에는 얻을 수 없다.


이뿐 아니라 사진을 잘 담는 사람은 평소 관찰력이 대단하다. 똑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빛과 그림자를 캐치해서 적당한 콘트라스트를 만들기도 하고, 사진 못 찍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배경의 색을 보고 화사한 사진을 만들기도 한다.


린다 매카트니 - 거울을 이용한 세로 시선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감성적인 내용"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카메라의 기능이나 기술적인 부분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카메라/렌즈는 나의 눈일 뿐이고, 그로 인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즉 감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때문에, 사신에 노이즈가 많으면 많은 대로 기교가 없으면 없는 대로 담백하고 편안한 사진을 척척 찍어낸다. 그리고 이들은 매일 어제 찍은 내 사진과 다른 사진을 찍으려 노력하기 때문에 몇 개월 뒤 일 년 뒤 사진이 크게 달라진다. 


빨리 움직이는 아이를 찍고 싶어, 빠른 AF/ Eye AF/ 동체 추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즉 카메라의 스펙에 크게 의존하는 사람은 오늘도 내일도 그만그만한 사진이다. 화소가 좋아진다고 더 좋은 사진이 만들어 질까? 글쎄,, 시선이 바뀌지 않고 감성적인 사진을 찍으려 노력하지 않으면 타인의 공감을 자아내는 사진을 얻을 수 없다!


"목적을 갖고 찍는 사진"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그냥 얻어걸린 사진이 거의 없다. 이들은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찍고 싶은 구성(빛과 그림자, 색, 구도 등)을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원하는 피사체를 보면 주저 없이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인화했을 때 어떤 모습의 사진을 얻을지 모두 알고 있다. 


반면 목적 없이 사진을 찍거나, 연사를 날려 어쩌다 얻어걸린 사진을 기대한다면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렇게 보면 사진을 잘 찍으려면 "열정"이 있어야 한다. 매일 어깨에 걸려있는 카메라로, 내가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멋진 사진을 보고 "보정을 잘해서!", "장비가 좋아서", "나도 그 장소에 있었다면" 등 생각을 한다면, 글쎄 원하는 사진은 평생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Leica MP, Kodak Portra 400 필름 - 때때로 눈높이가 아니라 누워서 하늘을 보며 꽃 사진을 담아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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