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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21. 2020

'라이카 M10'으로 본 꼭 영화같은 일상

feat. 아포크론 (APO Summicron 50mm)

 한주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벌써 목요일 저녁이다. 하루만 더 있으면 금요일.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갈 수 있나,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필름사진을 즐기며 생긴 한 가지 버릇이 있다. 그건 바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약 일주일간 보관했다가 한꺼번에 편집하는 습관이다. 과거에는 그날 찍은 사진을 그날 편집했다. 한꺼번에 하면 귀찮아서 더욱 하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름 사진은 한 롤을 다 찍을 때까지 현상을 의뢰할 수가 없다. 디지털카메라로도 매일 찍은 일상을 현상하듯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보기로 했다!  


일주일 전 사진이... 바로 어제의 추억처럼 반짝인다.


아니 이거 대박이다. 마치 현상된 필름사진을 보듯 평범한 일상 사진이지만 사진 한 장 한 장을 볼 때마다 추억이 반짝인다. 다음 장에는 또 어떤 순간이 담겼을까, 설레는 마음이 요동친다.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종종 내가 일할 때 내 자리 옆에 와서 숙제를 한다. 숙제를 하며 노래도 부르는 아들이 방해가 될 때도 있지만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그냥 둔다. 일이 집중이 안 돼도 말이다.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아들 외출하자! 아들이 좋아하는 미끼를 던졌다. 집돌이라 미끼가 없으면 잘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미끼를 덥석 물고 웃는 모습이 참 귀엽다..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새벽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책상에 여기저기 있는 카메라가 나를 반겨준다. 최근 새로 영입한 후지 x100v 친구까지. Leica M6 옆에 살포시 새 친구를 두었다. 둘이 사이좋게 잘 지내라! 종종 내 가방을 채워줄 동반자들.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문득 작약을 보고 싶어 꽃집에서 작약을 구매했다. 소녀 같던 작약을 집에 데려왔더니, 반나절만에 호랑이(?)가 되었다. 아니 사자인가? 마치 사자 갈기처럼 커진 작약을 물끄러미 보았다. 음.. 이 느낌이 아닌데. 내가 바랐던 다소곳한 느낌은 어디로????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오호라! 다시 미끼를 물었다. 아들과 함께 외출이다!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지난 월요일 비가 정말 미친 듯 내리던 날 아들을 Pickup 하러 학원 건물로 왔다. 학원 건물은 실내 가운데 하늘이 Open 되어 있는 구조이다. 실내에서 비가 미친 듯이 내리는 구경을 하니 참 볼만(?) 하다.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아들이 부부를 위한 선물을 그렸다. 내 눈에 선물이 맺힌 모습이 너무 웃긴다.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비록 스펠링은 틀렸지만 아빠가 좋아하는 라이카를 디테일하게 그린 아들이 참 고맙다. 삼각대에 라이카를 마운트 한 모형도 선물 상자 안에 들었다. 녀석! 아빠가 좋아하는 건 잘 알아가지고..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미술학원 앞에 아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되었다. 책상에 iMac 이 있다. 여기저기 깨알같이 내가 사용하는 소품을 그린 아들이 신기하다. 그나저나 뒤에 그래프는 내 매출실적인가? 어딘가 닮은 것도 같다. 들쭉날쭉.. 한참을 웃어본다.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태권도를 다녀와 밥을 먹는 아들을 보면 늘 사진을 찍는다. 밥 맛있게 먹고 쑥쑥 자라거라!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비가 미친 듯이 내린 뒤 하늘이 깨끗해졌다. 너무 맑은 하늘이 좋다. 마스크 없이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 얼마나 좋을까?


Leica M10,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이번에도 다소곳한 이미지를 꿈꾸며 장미를 구매했다. 이번엔 성공이다! 아늑한 내 보금자리가, 행복한 가정이 있어 참 즐겁다.


후지 x100v

그리고 오늘이다. 목요일은 PT를 받는 날이다. 받고 하면 일주일 힘이 나지만 부작용으로 목요일은 늘 힘들다. 낮에 당을 보충하며 한 컷 담아 보았다.



포크론: 드디어 보름 가까이 빌렸던 아포크론을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고가의 렌즈를 빌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내 장비라면 막 사용할 텐데, 타인의 장비라 참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일 아포크론만 마운트 해서 찍었던 것 같다. 라이카 렌즈 중 나쁜 렌즈는 없지만 아포크론은 정말 괴물이다. 비단 렌즈가 선명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특히 필름에서는 초점이 맞은 부분뿐 아니라, 초점이 맞지 않은 부분의 그레인까지 너무 멋지게 표현한다. 때로는 거칠게 또 때로는 부드럽게. 이제 라이카에서 단 하나의 렌즈만 사용할 수 있다면 주저 없이 아포크론을 추천할 것 같다!


Leica MP, APO-Summicron-M 1:2/50 asph (아포크론) | Kodak Tri-x 400 흑백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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