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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25. 2020

사진은 자신의 색을 찾는 연습

타인이 만든 박스에 나를 넣지 말자!

다른 분야도 대동소이하겠지만, 사진 분야는 참 훈수 두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도 이런 이들의 지적질(?)을 참 많이도 받았다. 예를 들면 M(매뉴얼) 모드에서 사진을 찍지 않으면 사진이 늘지 않는다거나, 단 초점 렌즈만 사용하던 나에게 줌 렌즈를 왜 사용하지 않냐고 훈수를 두던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풍경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삼각대를 이용해서 찍고 노이즈가 없도록 ISO100에 필요하면 장노출까지 해야 제대로 된(?) 풍경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도 한다.


다행히 나는 내가 원치 않는 타인의 조언에 잘 휘둘리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사진을 시작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만의 색을 찾으려고 노력할수 있었다.


취미로만 사진을 즐기던 오래전 사진 - 캐논 6D


그런데, 지난 주말 Professional Photographer의 채널을 몇 개 보다가 재미있는 영상을 보았다. 첫 번째 영상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주로 Street Photographer로 알려진 영국의 Photographer인데, 그의 사진은 늘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서 사람을 배치함으로써 Dramatic 한 효과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사진을 보면 아~ 누가 찍었다고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사진은 특징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의 SNS와 YouTube에 종종 그의 사진은 Street Photography 가 아니라고 비평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들이 정의하는 Street Photography는 무엇인지 모르겠으나,내 눈에는 그의 사진이 늘 멋진 Street Photography로 보였다! 내가 본 영상의 주인공의 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Box 안에 나를 넣지 말고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분야라면 주제를 가리지 말고
즐기면서 사진을 찍어라!
나는 스스로 Street Photographer 라 부른적도 없지만,
앞으로도 그저 Photogapher 가 되고 싶다!

Leica M10 - 순수 "Street Photography" 의 정의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본인이 행복하고, 같이 행복을 공유하는 독자가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Leica M10 
Leica M10 


비단 한국뿐 아니라, 훈수를 두는 사람은 해외도 있는 모양이다. 이미 전문 Photogapher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도 이런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조금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 다른 Photographer의 영상에 나온 이야기이다. 이 Photogapher는 몽환적인 배경에 매력적인 인물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Photographer 역시 색이 분명해서 사진만 보면 누구 사진인지 대략 감이 온다. 그녀의 사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대부분 사진이 망원 영역에서 최대 개방으로 찍는다.", "플래시를 이용하지 않고 자연광을 이용해서만 촬영한다." 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그런데 그녀는 종종 다음과 같은 훈수를 듣는다고 한다.


"아니 멋진 장소를 찾아 장거리 여행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왜 배경을 흐립니까? 조리개를 조여서 멋진 배경과 인물을 같이 넣으세요 그럼 사진이 더욱 좋아질 겁니다!"


"플래시를 사용하세요. 자연광에 플래시까지 더한다면 사진이 더욱 완벽해질 겁니다!"


등 그녀를 향한 훈수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나 또한 종종 이런 훈수를 듣는다. 그런데 이런 훈수를 하는 사람들 중 실제 사진을 상업적으로 서비스하는 사람은 만나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비평가들은 본인 사진은 SNS에도 잘 올리지 않으면 비평을 위한 비평을 한다. 물론 건설적인 비평에는 귀를 열어야 하겠지만 근거 없이 그냥 비평하는 사람들은 스팸과 다르지 않다.


Leica M10, MP - 나 또한 플래시를 이용하지 않고 실내외에 가능한 빛을 이용한 자연광 사진을 추구하는 편이다


나는 아직도 내 사진의 스타일을 찾고 있는 중이다. 스타일뿐만 아니라 내 사진의 색도 찾고 있다. (카메라가 만들어준 사진의 색감이 아닌, 사진에 내가 좋아하는 색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지금도 어느 정도는 내 사진의 특징이 있다. 그리고 내 고객들은 그런 특징을 알아봐 주고 그 특징이 좋아 내 사진 서비스를 의뢰한다.




타인이 원하는 사진을 찍으려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사진,
나만의 개성이 담긴 사진을 찾아..


국내에서 사진을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사진 포럼을 통해 사진을 배운다고 한다. 하지만, 온라인 포럼에는 각자 사진의 개성을 찾는 사람보다는 타인이 만들어 둔 박스를 기준으로 장비를 보충해야 한다는 훈수꾼(?)이 가득하다. 진정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이런 의미 없는 훈수에 귀를 열기보다는 한 장이라도 더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사진을 찍어보면 어떨까? 그리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덧 내 사진에서는 서명과 같은 개성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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