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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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앞은한치도안내다보이고
마음은이성과다른것이라일체가되지않고
또가라앉을까봐초조하고
반쯤잠긴상태로질식해가고또우울해지고
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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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에게 알맞은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알맞음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는 한가
불안의 씨앗과 그것이 피우는 자기혐오나 나태 따위 것들의 덩쿨을
나는 걷어내고 나아갈 수 있는가
잔뜩 얼키고설킨 줄기들을 잠시 헤치고 앞을 보아도
정신 그 깊숙히 자리잡힌 불안은 끝없이 새롭게 싹틔운다
생에 정답이란 없다 하나 나는 답안지가 필요하다
견고한 성벽 갖기를 희망했으나 바깥은 내게 너무 강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해사하게 내미는 칼날에 마구 베여 쓰러진 채로 일어나지 못하는 내가 싫다
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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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라앉는다
무얼 해야 할지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해 왔었는지
무얼 바라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미 늦은 것 같다
모두 한참 앞을 달리고 있다 손 뻗어도 닿을 리 없이 아득히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나는 그것을 몇 움큼이나 쥐어서 내다 버렸다
빠져나갈 수나 있을까
평생 늪의 안락함에 안주하며 생을 마치고
더는 꿈꾸지 않고
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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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져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안도하게 만든다
늪에서는 질척하고 무력하게 끝없이 가라앉지만
숨막히지 않는다
나는 불안에서 도망쳤다
우울을 마주하지 않으려 눈을 닫고 귀를 막는다
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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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모든게 막막하다
예전 힘들었을 때처럼 우울감이 심하진 않다 죽고 싶다는 생각도 크게는 안 든다
그때는 계속 슬펐다 죽는 상상을 끊임없이 했고 머릿속에서 자살하는 이미지가 자꾸 반복해서 재생됐다
지금은 그렇진 않다 별로 죽고 싶진 않은데… 그냥 더 이상 나아가는 게 무섭다 별 생각할 필요가 없는 가벼운 오락거리나 유흥거리에서 얻은 순간적 재미 이외엔 즐거움이나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죽어도 별 상관없을 것 같다 물론 무섭지만 후회나 아까움이 없다 내게 미래가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성실한 습관을 들여 공부를 꾸준히 한다 해도
성적이 그만큼 안 나오면 그때 맛보는 절망은 녹아내리도록 쓰라릴 것이다
성적이 나온다 해도
그깟 수능 잘 본다 해도
이름난 대학에 들어가도
그 다음은?
모든 게 의미없는 짓 같다
이미 대한민국의 입시 제도엔 수많은 논란과 비판이 쇄도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우수 성적에 명문대 출신은 안정적이고 리스크가 작은 삶을 영위할 확률이 높은 것 같기는 하다
나는 내 세계를 구축해서 끊임없이 확장하고 싶다 그것을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다 그걸로 성공하고 싶다
특별한 재능이 없는, 대한민국에 사는 나는 성공하고 싶으면 무조건 근면 성실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가지고 명문대에 가야 할까?
그것밖엔 방법이 없을까?
우울하다 내가 잠겨 있는 동안 시간은 계속 흐른다
나는 이미 몇 번이나 크게 넘어졌고 그동안 한참 뒤처졌다
내 일거수일투족이 미래의 원인이 된다
쉴새없이 모든 걸 쏟아부어 노력하고 내 옆의 모두를 뛰어넘어 올라서야 한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
이제 다시 일어서기 두렵다 어느 방향으로 발을 내딛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좋을텐데
미래를 생각하면 더 이상 희망이 느껴지지 않는다 꿈을 꾸기 무섭다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산다면 성공과 성취, 명예와 부는 얻을 수 없다는 말들이 싫다 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
모든 것을 제쳐 두고 결코 짧지 않은 3년의 시간 동안 학업에만 열중하는 것이 미덕으로 칭송받는 것이 싫다
다시 책상에 앉아 책을 펴는 것이 무섭다
더는 달리고 싶지 않다 가축이라도 된 것마냥 줄세워 등급을 매기고 평가받는 것이 싫다
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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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게하나도없다
심장은멈췄다
앞으로나는다시설렐수있을까
시간이정말로정지했음좋겠다
내일이
모레가
없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