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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경숙 Oct 16. 2019

슬로 슬로 다이어트

다이어트 슬럼프 극복하기

30회 PT로 7kg을 감량하고 내친김에 30회를 다시 등록했으나 시작부터 몸무게 감량이 여의치 않다. 일주일에 두 번만 운동을 하고 출퇴근 시에 차를 가지고 다녔으며 다이어트 식단도 조금씩 일탈이 일어났다. 이런 게 소위 슬럼프인가? 지난주는 엄마의 응급실행이 겹쳐 몸이 극도로 피곤해져서 만사가 귀찮았다. 그동안은 그래도 더디지만 영점 몇 킬로씩이라도 몸무게가 줄었는데 이번 주 월요일 급기야 몸무게가 일 킬로 그램이나 늘고 말았다. 주말의 밤샘 이후 일요일 온 식구가 뒹굴며 이것저것 해 먹고 다이어터의 금기 사항인 빵, 설탕 든 음료, 쨈, 흰쌀밥을 먹어치웠기 때문인 듯하다. 그것도 배부를 정도의 양으로.

예민해진 다이어터의 몸은 갑자기 음식이 흡입되면 아마도 내부에서 기쁨에 미쳐 날뛸 거다. "들아! 빵이 들어왔어. 빨리 흡수해!"
"어머 어쩜 좋니 달콤한 쨈도 온걸!"
"와우! 신나는 날이다. 언제 또 올지 모르니 맘껏 즐겨!"
내 몸의 세포들이 이러고 있을 것 같다.

PT코치가 추궁을 한다.
"회원님 살 빼신다면서요. 그런데 그렇게 드시면 어떻게 빼요? 다리 아프다면서요? 다리가 왜 아프겠어요? 살이 내리누르니까 아프겠죠. 안 그래요?"
'알았다고요. 내가 몰라서 그러나요? 안되니까 돈 갖다 바치고 운동하잖아요. 그만 좀 하면 안 되겠나요?' 말로는 못했다. 생각만.

아무리 그런 말 들어 싸다지만 기분은 나쁘다. 적당히 웃으며 눙칠 수도 있었지만 그날은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농담할 기분도 아니라서 뚱한 얼굴로 운동을 마치고 쌩 하고 나왔다. 밖에 나오니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스스로가 한심해서. 식욕 하나 못 참고 뭔 일을 한다고.

결국 코치 잔소리대로 '심기일전'하려고 한다. 코치는 내가 먹는 걸 다 찍어 보내라고 한다. 화요일 출근하니 회의가 잡혀있다. 식당으로 갔더니 하필이면 메뉴가 중국식 코스요리다. 게살수프, 유산슬, 고추잡채와 꽃빵, 탕수육이 차례로 나오고 마지막에 맛있는 기스면까지 나왔다. 왜 이리 시험에 들게 하는지! 수프와 유산슬, 고추잡채는 먹고 탕수육은 안 먹었다. 기스면은 건더기만 1/2만. 조금씩 먹으니 요리는 유난히 더 맛난 것 같다.

칼로리 폭탄 중국요리는 조금씩만. 짜장면은 No!

저녁은 과일과 고구마 닭가슴살을 먹었다. 뭘 어쩌겠는가? 또 긴장하며 매진해야지. 세상일 쉬운 거 하나도 없다. 애써 강변하자면 급하게 빼면 요요현상 오기 쉬우니 슬로 슬로로 가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놓고 나서도 낯 간지럽다.
닥치고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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