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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경숙 Jun 28. 2019

다이어트하며 인생사는 방법을 배운다

인사이동 시기가 되면 일년이나 반년동안 같이 밥 한 번 못 먹던 사람과도 한꺼번에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심지어는 노래방까지 간다. 젊은 친구들도 평소 회식은 새초롬하게 거절할 때가 많지만 누가 그만둔다거나 전출간다하면 마지못해서라도 참석한다. 그러다보니 송별회나 승진축하 자리는 판이 커지기 마련이다. 다이어터에게는 치명적인 시기이다.

7월 인사이동 문서가 왔다. 우리 사무실은 정년퇴직이 2명, 명예퇴직신청이 1명, 승진자가 5명, 전출자가 또 3명이다. 자~~~한 번 먹어볼까? 연 3일째 점심과 저녁이 모두 회식이다. 전체 혹은 끼리끼리 무더기로 먹는 자리지만 나는 모두 한 번씩은 먹어야되는 입장이다보니 부득이 과식이다. 밥상머리 앉아서 칼로리를 재다보니 9년전이 떠오른다. 그때는 정말 먹은 것을 깨알같이 적고 매일 매일 스스로 칭찬과 질책을 했었다. 수능공부하는 딸만큼 열심히 먹는 걸 기록하고 운동도 했다.

적는다고 좋은 게 뭘까? 싶기도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건 삶의 태도에 관한 문제다 라는 생각이 든다. 무슨 일을 하든 기획을 하고 세부실천계획을 세우고 과정관리를 한다. 그리고 잘한점 못한점 피드백을 하고 목표 달성을위해 새롭게 계획을 수정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회사형인간의 일하는 방식이며 한편으로는 사회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삶도 잘 살 수 있다.

평생을 회사에서 주어진 일만하다가 퇴직하면 막상 뭘해야할지 막연하여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때 회사에서 일하듯이 노후를 맞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먼저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알아내고 그걸 해내는 과정을 회사에서 평생 익힌방식으로 한번 해보는 것이다.

 1.시장조사를 하여 최적안을 선택한다.
세상에 사는 방식이 어떤 게 있는지 조사한다. 인터넷, 인물인터뷰 등을 통해 사례조사를 한 후 나의 선호에 맞게 몇개의 후보작들을 골라낸다. 그리고 그 일을 하며 살 때 필요한 준비, 투입되는 자금, 위험요인, 좋은 점과 시너지효과, 등등을 분석해서 최선의 안을 택한다.

2. 기획을 한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 재무적 측면, 가족의 도움, 어떤 커뮤니티에 소속될 것인지, 시작시기, 언제까지 할것인지, 기대수익은 얼마인지,....

3. 세부계획을 세운다.
4. 과정관리, 피드백....
모든 일을 이 틀에 맞춰넣으면 못할 일이 없다. 집안 살림도 이렇게 하면 행복하고 성취감도 있다. 간병, 다이어트, 요리, 집안정리 같은 것도 이렇게하면 덜 힘들게 해낼수가 있다.

과정을 관리하고 지속해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다이어트를 하면서 배운다. 요며칠은 초반 장애요인 극복과정으로 생각하고 대응한다. 어제 그제 과식했으니 오늘은 식사량을 줄이고 저녁 PT에 임하려한다. 코치를 직장상사처럼 생각해야한다. 근무성적 평정자처럼 대하면 최선을 다해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게 된다. 젊고 잘 생긴 코치가 직장상사라면 얼마나 즐겁게 일하겠는가? 룰루랄라~~~오늘도 나는 PT센터에 칭찬받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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