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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경숙 Jul 03. 2019

시선을 들어 주위도 둘러보는 다이어터가 되자

너무 생활에만 치여 살았다.


다이어트를 한다, 엄마를 돌본다, 보고서를 쓴다, 인터뷰 준비를 한다 하며 작은 동그라미 안에서 뱅글뱅글 돈 느낌이다. 갑자기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듯이 세상을 보니 주위가 와글와글하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고, 아베는 역사를 미끼로 경제 보복을 하고 있다. 여야는 국회를 열겠다고 정개특위니 사개특위니 하며 밀고 당기고 있고, 여배우 전미선이 세상을 떠났다. 송중기 송혜교의 송송커플 결별은 이미 지난 뉴스가 되었다. 장애인들은 등급제 폐지가 실속이 없다고 반대집회를 하고 있다. 대한애국당인지 우리공화당인지 조원진이는 광화문에 몽골텐트를 치겠다고 황당한 억지를 부리고 서울시는 광장에 화분을 2억원어치나 갖다 놓고 막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참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이다. 뉴스 보느라 인터넷에서 두 시간이나 헤엄을 쳤다.

생활글을 쓰고 나를 둘러싼 주변만 관찰하다보면 세상일에 무지할 수 있다. 그런데 글쓰는 사람은 한 부분을 쓰지만 전체를 알아야 하고, 인생도 나만의 생활을 영위하지만 우리는 정교한 핏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몸속의 여러 장기가 아무리 깨끗하여도 한 장기에서 암이 발병하면 임파선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 생명을 잃는다. 나와 이웃, 나와 세상도 그렇다. 더구나 자연까지도 그렇다.

세상 뉴스도 읽고 환경도 돌아보며 살아야 한다.내 인생이 그것들과 정교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나이들면 세상의 혼란에서 벗어나 초연하게 살아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나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내 존재를 규정짓는 사회적, 경제적, 자연적 환경조건에 관여하며 관심을 놓지 않으려한다. 물론 오랜 경험이 있으니 젊은이들처럼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지만. 아니 어쩌면 요즘 젊은이들은 전생에 한 번 세상을 경험한 사람처럼 조용하고,광화문 광장에는 처음 경험하는 사람처럼 달뜬 어르신들이 열심히 시위중이다. 둘다 지나치게 자기 생각에 몰입한 부작용이다.

고개를 들어 자연을 보고 관심을 기울여 세계를 둘러보고 성숙한 시선을 갖도록하자. 그나저나 대일관계가 걱정이다. 열받는 걸로 치면 일본불매, 여행거부 하고 싶지만 이웃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변함이 없으니 외교를 그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옆집에 고약한 사람이 살면 집 팔고 이사라도 가는데 나라는 떠날수도 없으니 말이다. 결국 한/일의 젊은이들이 미래를 위해 새로운 관계를 잘 형성할 수밖에 없다. BTS의 아미들이 아베는 못 바꿔놓을까? 한일 아미여 일어나라! 우리는 좋은 이웃이 되고 싶다고 외쳐라! 과거의 역사로 우리의 미래를 망치지 말라고 절규하라! 잘못이 있다면 깨끗이 사과하고, 사과를 받으면 흔쾌히 용서하고 미래로 나가라고. 어쨌든 매듭은 아베가 맺었으니 아베가 풀어야 한다.

멀리 둔 시선을 거두니 오늘의 식단이 보인다. 오늘 먹은 걸 돌아본다. 아침 계란프라이 두개, 파프리카 한 개, 체리 열알, 고구마 한개, 천도복숭아 한 개, 점심 비빔 막국수, 간식 블랙 커피 두 잔, 초코릿 한 알, 저녁 곤약 200그램과 야채, 천도복숭아 하나, 계란반숙 3개를 먹었다. 배불리 먹었고 총칼로리 계산은 안했다. 평가하자면 탄수화물을 적게 먹은 것이 좋았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랭킹닭컴에 닭 가슴살을 주문했다. 어떤 맛일지 두렵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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