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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경숙 Jul 16. 2019

용기를 주는 '모티베이터'

PT코치쌤과 운동시간 조정땜에 카톡을 한다. 그런데 어제 식단조절 잘 하냐는 카톡이 왔다.

개인 PT가 처음이라 원래 코치들이 이렇게 체크하는지 잘 모르는데 쪼끔 놀랐다. 막 뭘 먹으려는데 와서. 얼른 젓가락을 내려놓고 혼자 뜨끔했다. 어제도 회사에서 업무마감일이라 치킨간식을 했다. 직원들이 굳이 먹으라해서 양념치킨 한 토막을 먹는데 코치가 옆에서 코방귀를 뀌며 비웃는 상상이 되서 하나만 먹고 젓가락을 내려놨다. 웃기지만 재미있다.

인간의 심리가 나이가 환갑이 되도 어린이나 다를게 없다. 다만 어른은 통제가 가능하다는 차이만 있을 뿐. 가끔 애들이 뭔가를 잘못하거나 하지 않았을 때 스스로 못 챙긴다고 야단을 친다. 그런데 어른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은 누구나 어려워한다. 그래서 시스템을 만들고 규칙을 정한다. 아침마다 알람을 켜서 잠을 깨우고 돈을 한보따리씩 싸다 바치면서 코치를 받는다. 코치의 역할 10%정도가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고 나머지 90%는 관리하고 격려하고 통제하는 로 느껴진다.

석달전에 한달 글쓰기를 통해서 책 한 권을 썼다. 그때 운영자가 매일 아침 토닥토닥 격려하는 카톡을 보내줬다. 글귀도 그날의 상태에 맞는 내용으로. 그 카톡을 받고 놀라서 자판에 손을 얹은 게 한두번이 아니다. 혼자 썼으면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동기를 부여해주고 간간히 길을 잡아주며, 또 쳐졌을 때는 따뜻한 위로와 힘나는 격려를 해주면 우리는 없던 힘도 나고 내안의 저 깊은 곳에서 '나는 할 수 있어' 하는 용기를 끌어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살아오면서 받은 만큼, 아니 훨씬 많이 돌려주고 싶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칭찬을 갈망해왔다. 집에 아무도 없고 누구도 나를 봐주지 않는 시간 속에서 지낼 때 날아가는 새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었다. '나 이렇게 씩씩해. 혼자서도 이렇게 잘 하고 있어' 라면서 말하고 싶었다.

어른들은 잘하면 당연하고, 못하면 꼭 왜그러냐 이유를 묻고 야단을 쳤다. 못한데 뭔 이유가 있나? 쓸데없이 변명거리만 찾게 되지. 그래서 그럴까? 자라면서 나는 자랑쟁이가 되었다. 잘난 척 한다는 말도 들었다. 못한 것에 변명을 하지않아 오해를 산적도 많았다. 이제 육십갑자를 가까이 돌아와서야 이런저런 것에서 자유롭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 나는 칭찬 받는 걸 참 좋아한다. 또 남 칭찬하는 것도 아주 좋아한다. 칭찬을 하기 위해 작은 것이라도 잘하는 것을 찾으려 한다. 그런 것을 발견할 때 기쁘다. 칭찬해 줄 수 있어서.

재주있고 잘 하는 분야가 별로 없어서 직장에서 은퇴한 후 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을 하며 노후를 보내라고 하는데 그게 뭔지 몰라 고민이다. 책 읽고 글쓰는 것도 노후의 할일이 될까? 의심했었다. 재능도 없는데. 그런데 최근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면서 생각했다. 동기부여하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하고. 근사하게 말하면 '모티베이터' 다.

많은 정보나 지식을 가르치진 못하지만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동기를 부여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쓰고 강의를 한다. 아직은 내 이야기로 한다. '나도 이렇게 이렇게 했거든. 너도 한번 그렇게 해봐. 누가 아니? 잘될지.' 이게 내 글과 강의의 방법이자 내용이다. 실패담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 그래도 다이어트는 꼭 성공해서 누구말대로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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