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경숙 Jul 23. 2019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

"할 수 있어요. 세개 더" "으아아악~~" "됐어요. 더 올려요. 하나 더!"  "으흐흑" " 잘 했어요. 마지막 하나!" "우아압 흡~"  나의 PT시간에 센터에 울려퍼지는 민망한 괴성이다. 다행히 내가 운동하는 시간은 밤10시 마지막 타임이라 운동하는 회원은 나 혼자다. 창피는 면했다.


어제는 모임일정이 있어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음식물을 섭취해서 미처 소화가 다 안됐다. 거기다 막걸리 두컵에 소맥 두잔을 마셨으니 운동에는 안좋은 여건이다. 그래도 음식 섭취량은 점심부터 조절하여 과식상태가 아니라 다행이다. 엄마를 챙겨드리고 나니 운동시간까지 30분정도 남아서 쇼파에 누웠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막내 들어오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니 정각10시다. 부리나케 센터로 달려갔다.


음주를 고백하고 벌칙처럼 빡시게 운동했다. 스쿼트는 10kg바벨 들고도 무난히 소화했으나 뒷다리 햄스트링 강화운동에서 거의 무기력했다. 뒷 허벅지 근육으로 무게를 들어 올려야 하는데 내 다리가 내 말을 안 듣는다. 코치는 마지막까지 몰아붙인다. 도저히 안들리다가 갑자기 조금 가벼워진 느낌인걸 보니 코치가 손가락을 살짝 받쳐준게 분명하다. 그렇게라도 해서 15개 하고 다리 후들거리며 일어났으나 한치도 봐주는거 없이 또 열다섯개, 물 한모금 먹고와서 또 열 다섯개.


신기하지. 마지막 한 개도 더 못할 것 같다가도 쉬었다 하면 또 열 다섯개 되는 것을 보니 참 몸이라는게 신기하다. 30초의 휴식이 어떻게 근육을 재정비 하는지 실감있게 느낀다. 우리 사는 것도 그렇지. 오늘 세상 끝날 것처럼 힘들고 괴로웠어도 집에 돌아가 밥 먹고 가족의 위로를 받으며 자고 나오면 또 거뜬하게 견뎌낼 만 하지 않은가?


플랭크 60초는 이제 기본이다. 처음 30초도 못 견디고 퍽 엎어졌던 게 한 달 전인데. 기분좋게 운동 마무리하고 나오는데 등뒤에서 코치가 던지는 말. "집에 가서 자전거 타고 자요!" "이 상태에서 자전거를 또 타라구요?"  "네 회원님 유산소 운동 매일 해야해요. 오늘 먹은 술 빼고 자야죠. 영상 찍어 보내요!"


그래서 어찌 되었을까? 집에 와서 실내 자전거 30분 타고 코치에게 영상 찍어 보냈다. 칭찬 듣고 기분 좋게 샤워하고 잤다.


자전거를 타며 이강인 슛돌이 영상을 봤다. 어린 선수가 어찌나 지치지도 않고 잘 뛰는지, 요즘 빠져서 보는 유튜브다. 노력하는 천재라더니 정말 이강인은 어릴 때부터 달랐던 것 같다. 그리고 본인이 축구를 정말 좋아해서 공만 있으면 끝이 없이 차고 달리는 공격수인데 수비하며 공 빼낼 때 보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  붙여 반드시 공을 차지하고 만다. 마치 공과 이강인 운동화에 자석이 붙은 듯 하다. 집에서 설겆이나 운동할 때 주로 보는 영상인데 재미도 있지만 자극이 된다.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성공을 가져온다. 나에게 슛돌이는 운동의 모티베이터다. 끝까지 밀어 붙여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노후건강 미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