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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의연함을 배우다

그게 뭐라고..

뉴질랜드 공립초등학교에서는

이맘때 학급 사진을 찍는다.

졸업생만 찍는 한국문화와 다른 점이다.


매년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같은 배경/같은 옷을 입은 사진을 통해 보면

좀 더 잘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일단 나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옷은?

머리는?


옷은 교복이라 다행이다.

그럼 남은 머리는 어쩌지..


사진 찍기 며칠 전부터 아이에게 묻는다.



“머리 어떻게 할까?”

“음… 반묶음?”

응??



다들 엄청 이쁘게 하고 올 건데

매일 하는 반묶음?


다른 머리로 회유해 보지만

아이의 결심은 확고하다.


그래.. 본인이 하고 싶은 거 하면

나중에 더 추억이 되겠지..

(나도 한숨 덜었다….)


오후 하굣길..

내 머릿속은 사진을 잘 찍었을까?에

사로잡혀 있었다.


잠시후,

딸아이를 찾았다!!


“오늘 사진 잘 찍…
머리가 왜 이래????”

“선생님이 머리가 자꾸
내려온다고 다시 묶어줬어!
헤헤 “


머릿속이 하얗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누가 봐도 대충 묶어준 머리에

머리 곳곳이 툭툭 튀어나와 있었다.


맙소사.

오 마이갓이다.


“왜? 왜 그랬어?
왜왜왜
아 정말 속상하다…“


요즘 날씨가 춥다가 덥다가 변화무쌍해서

애가 스웨터를 입고 벗고를 반복하다

머리가 좀 헝클어졌다 보다..


자꾸 속상해하는 나를 보며 애가 한마디 한다.


“사진이 뭐라고 그렇게 속상해해~
속상해하지 마 난 괜찮아~
헤헤”



그래 그게 뭐라고….



아이에게 호들갑 떨다

아이에게 의연함을 배웠다.


(나중에 사진 보고 후회나 하지 마!)

그냥 하나로 짱짱 하게 묶어 줄 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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