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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스스로 하는 것이 늘어날 때

나의 마음속 공허함은 늘어나고 아이가 나를 떠날까 두려워진다

아이가 무언가를 스스로 한다는 것..

얼마나 감동적이고 행복한 일일까.


뒤집기를 성공했을 때

혼자 일어섰을 때

걷기 시작했을 때

혼자 옷을 입을 때


점점 내가 그래왔던 거처럼

아이도 혼자 스스로 하는 것이 늘어날 테지..

얼마나 꿈꾸어온 일인가..


애가 모든 걸 스스로 한다고?

그럼 난 자유잖아!


안 끝날 거 같은 육아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이는 순간도 멀지 않았구나.


….

..
.


뉴질랜드 와서

아이는 혼자 샤워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즈음 해야지 해서 한 것이 아니라

여기는 수업시간에 수영을 배우는데

부모가 따라갈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 해야 했다.


그렇게 연습을 하고 나서는

이제는 혼자 씻는다.


그렇게 며칠은 애가 혼자 씻어주니

너무 편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양치도 혼자 하겠다고 한다.


자기 전 양치는 중요한데 괜찮겠어?

응 내가 해볼래.
아빠가 봐줘.


며칠 전부터 양치할 때  딸은

기존처럼 무념무상으로

입 벌리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칫솔질을 눈으로 느끼는 거 같았고

또 한 번은 내 손을 같이 잡고 따라서 움직이길래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방향과 느낌을 스스로 느끼면서 혼자서 해 볼 생각을 했나 보네…


‘ 이 녀석.. 보통이 아닌데…’


하루를 마무리하는

샤워와 양치를 애가 하고 나니

아이가 스스로 한다는 기쁨보다는

마음속

공허함과

허전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제 내 도움을 필요로 안 하면 어쩌지?
언젠간 떠내 보내야 하잖아.
아.. 그래도 너무 기분이상해.
별로야.
.
.
.

야!!

일로와!

저녁 양치는 아빠가 해야 돼!
왜냐하면 ~
 @@이러쿵
 @@저러쿵



이런저런 말 같지도 않은 말로 애를 설득해서

결국 양치는 다시 내가 하고 있다.

내 딸아~

너무 갑자기 가지 마

아빠에게 시간을 많이 줘.

제발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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