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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마음을 아이는 알까요 모를까요

알다가도 모르겠는 마음이라는 것

어제는 내 생일이었다.

타지에서 맞는 첫 생일이었는데

생일을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라 큰 감흥은 없었다.

외롭거나 쓸쓸하거나,,


나는 원래 그런 스타일이다.

회사에서 챙겨주는 생일도

친구들이 챙겨주는 생일도

부담스러워서 모든 SNS에는 생일 알람을

끈 지 오래다.

반대로 누구의 생일도 챙겨주지도 않는다.


최근 몸의 변화가 감지되어

영양제를 먹어봐야겠다고 생각 들었는데,

자축 생일 선물로 영양제가 생일 아침에 배송 왔다.



난 참 정 없는 사람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잊지 않고

축하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떻게든 곱절로

감사를 표시하고

내 마음속에 얼마 들어가지 않는 사람이라는

빈자리 공간에 살포시 올려놓는다.

그들은 나중에 분명히 내 도움을 받을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그래도 지금 항상 함께 있는 딸아이에게는

축하를 받고 싶어졌다.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도 엄마 아빠 생일은 기억 잘 못하고

자기 생일만 이브까지 챙기는 아이..

얼마 전 엄마가 뉴질랜드 있을 때 체크 해놓은

달력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왜?

뭔가 해주려나?

기대가 되었다.


아침.

점심.

저녁.. 별다른 행동은 없어 보인다.


직접 끓인 미역국은 먹기 싫어

비비고 미역국을 뜯었다.

역시 남이 해준 게 맛있다고 느끼기도 전에


“아빠가 해준 미역국이 더 맛있다”


립서비스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다.


저녁 먹고 뒷정리를 하는 나에게

꼬깃꼬깃 적은 쪽지를 준다.

뭔가 급하게 적은 티가 나는데

자기 말로는 오래전부터 준비를 했다고 한다.


믿어야 한다.


고마워~


평소 일기보다도 글씨도 엉망

철자도 엉망이지만

그 글에서 아이의 마음을 느꼈다.

(급하게 쓴 건 분명해 보인다)


You are so nice. I really like you. You are the best daddy in the whole world. I hope you are not hurt and not sick at all. You make me born in the earth. You are amazing dad. You cares me, mostly by your self. I know I know how much you likes me!!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저는 아빠를 정말로 좋아해요. 아빠는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아빠예요. 저는 아빠가 다치거나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빠는 저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줬어요. 정말 대단한 아빠예요. 저를 주로 아빠가 혼자서 키워주셨어요. 알아요 제가 알아요 아빠가 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

….

..

.

아이는 느끼고 있었다.

아빠마음을!

오늘따라 꼬옥 안아주고 가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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