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것
아빠? 뭘 해야 돈을 많이 벌어?
응?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뭘 해야 돈을 많이 벌까?
돈을 많이 벌어본 적이 없어서
대답을 못하는 것일까?
아빠가 살면서 남들보다 경험은
더 많이 해본 것 같은데
유일하게 못해본 게 돈을 많이 버는 거네?
근데,,
'돈 많이'의 정의가 뭐야?
각자가 생각하는 돈의 가치가 다르잖아?
갑자기 나에게 궁금해졌다.
돈을 얼마나 벌면 많이 번다고 하는 것일까?
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딸에게 운동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적이 많다.
내 욕심이기보다는 딸도 운동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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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선수 할래?
골프선수하면 돈 잘 벌어?
테니스 선수 할래?
테니스 선수하면 돈 잘 벌어?
내가 아이에게 부족하게 해 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야기의 끝은 돈을 버는 것으로 끝날까?
쟤가 왜 저러지?
요즘 아이는 어른들의(특히 나)행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내가 핸드폰을 보고 있으면
“왜 아빠는 핸드폰 봐?”
아이에게 숙제(학교)라도 시키면
“왜 아빠는 쉬고 있어?”
라는 질문을 쉴 새 없이 한다.
그럴 때마다 머리를 콩 쥐어박고 싶지만
잘 설명을 해준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하기 싫어도 해야 돼!
안 하면 아빠 경찰에 끌려가..
(라고 쓰고 보니 의무교육은 중학교까지네..)
고등학교 졸업하면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면 돼.
그때는 네가 선택하고 그 책임은 네가 지는 거야.“
“그럼 대학교 안 가도 돼?”
“응!
대학교는 안 가도 돼!
대신 네가 뭘 하고 싶은지 스스로 고민은 많이 해봐야 해!“
“그래?
근데 한국에서 제일 좋은 대학교는 어디야?“
“서울대”
“아빠 서울대 나왔어?”
“아니..”
“서울대 나오면 돈 많이 벌어?”
“응?
(또 대화의 끝은 돈을 많이 버는지로 끝난다.)
너 근데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거야?“
“응 그 이유는,,
“??“
내가 사는 뉴질랜드 이곳에는 크루즈가 자주 온다.
언젠가 저 배를 보고 신기한 아이에게
아이 엄마가 크루즈에 로망이 있었는지
“저 배는 돈이 많은 사람들만 탈 수 있어"
라고 했나 보다.
맙소사.
지금까지 저 배를 타고 싶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었구나...
애 엄마도 참...
“그랬구나.
저 배 크루즈는 돈이 많이 필요하긴 한데
아빠가 돈 더 열심히 벌어서 태워줄게,,
대신 너의 꿈은 바뀌었으면 좋겠어.
꿈이라는 건 말이야.
내가 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무언가가 아니라
네 상상 속에나 이뤄질 법한 것을
꿈꾸어봐!
(예시를 들어주면 그게 꿈이 될까봐 말안해줌)
"그래! 그럼 크루즈는 이제 아빠가 태워줘!
그럼 난 유명해질래!“
"응? 유명해지고 싶어? 왜?
"음,, 그냥 유명해지고 싶어!!"
그래 일단 꿈 목표가 바뀐 거에 감사하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아이가 크루즈를 타겠다는 신념(?) 하나로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미안하기도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했다.
그래..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고 하더라.
뭘 해도 잘할 우리 딸.
못해도 돼!
넘어지면 아빠가 일을 켜줄 거 고
많이 넘어져서 움직일 수가 없을 때는
아빠가 괜찮아질 때까지 어부바해 줄게.
아빠가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늘었다.
(우리 가족 크루즈 여행 시켜줘야겠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