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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잠재력

대단하다 너

지난주 Athletics Day 라고,

우리나라의 체력장(?) 같은 걸 하는 날이었다.


1년에 한 번만 하고 기록체크등은 하지만

뭔가 등급을 알려주거나 하지는 않는

뉴질랜드 스타일의 체력장.


종목은

멀리뛰기, 원반 던지기, 높이뛰기, 투포환(?)

그리고 단거리 달리기(스프린트), 릴레이 경주이다.


지난해에 한번 경험을 해본 아이는

1년 내내 이날을 기다려왔다.


1년 계획으로 유학을 왔을 때에도

반년만 더해서 이 달리기 시합을

꼭 한번 다시 해보고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왜일까?’


한국에서는 코로나로 초등학교에 입학을 해서도

운동장 활동을 거의 못했던 거 같고,

운동장도 코딱지(?)만 해서 제대로 달려볼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천연잔디가 깔려있고

정식 축구 경기를 2~3경기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운동장이 있다.


지난해에는 뭔지도 모르고 뛰라고 해서

그냥 뛰었던 거 같은데 그래도 결선까지는 가서

8명 중에 6~7등 했던 거 같다.

작년 스프린트 결승


딸은 그때의 느낌이 너무 좋았던거 같고,

결과에 대해서는 조금은 아쉬웠던거 같았다.


"아빠
나 이거 꼭 한번
다시 해보고 싶어!!

제발"


아이는 틈나는 대로 자기와 경쟁을 할 만 아이들과

모닝티와 런치타임에 운동장에서 게임으로 이미

달리기를 해보면서 상대 파악을 하는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본인이 라이벌로 생각하는 몇몇이 있었고

자기 나름대로 견주어 보면서

자기가 지금보다 더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지금 정도 수준으로 유지를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진심인 아이에게 나도 한마디 해주었다.


"맨발로 한번 뛰어봐"


여기 아이들은 평소에도

맨발로 생활하는 아이들이 많다.

한국 아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다.


지난 경기에서 잘 맞지 않는 운동화를 신었던 게

더 좋은 순위를 들지 못했던 거 같기도 했고,


아빠도 어릴 때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뛰어서 항상 1등을 했었기에,, ㅎㅎ

애엄마도 이야기 들어보니 달리기를 좀 했나 보다

항상 반 계주 대표였다나..ㅎㅎㅎ


(공부 잘 하는 사람은 없었어???)

(…..)


"응 알았어"


"아빠,
이자벨라랑 리아는
못 이길 거 같으니까
목표를 3등으로 해볼게"


딸의 목표는 3등 이였다.


드디어 기다리던 그날이다.


지난번에는 예선, 준준결승,  준결승, 결승을

한 번에 해서 총 4번을 연속해서 뛰게 했는데

이건 내가 봐도 스프린트가 아니가

결국에 체력이 좋은 아이가

1등을 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번엔 예선은 미리 했고

준결승, 결승만 이날 치러졌다.


오전에는 달리기를 제외한 종목들을 모두 끝냈고,

점심 식사 후에 달리기 시합이 시작되었다.



[준결승]

2개 조에서 1,2,3등만 뽑아서

6명이 최종 결승을 치르게 된다고 한다.


오전에는 남이 뭐를 하든 흘러나오는

노래에 춤을 추고 친구들과 놀기 바빴던 아이들도

이때만큼은 집중한다.


준결승 1조에 작년에 1~3등까지 한 친구들이

한 번에 뛰게 되었다.

우리 딸은 2조.. 대진 운은 좋네? ㅎ

예상대로 3명이 모두 결승에 진출,,


준결승 2조,,

아이의 자세에서 비장함이 느껴진다.


'저 녀석 진심이네..'


쀠~~(휘슬소리)


함께 뛰는 선수들보다 조금 작은 체구로 헛둘허둘 열심히 뛴다.

결과는 1등.


오.. 대단한데..


[결승]

잠시 후 남자아이들의 결승을 마치고

마침내 여자아이들 결승이 시작된다.


모두 출발을 숨죽여 기다린다.


쀠~~(휘슬소리)


스타트가 늦었다.

그래도 아이는 힘차게 끝까지 뛰어간다.

결과는 1위와 간발의 차로 2위!


사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두 아이는

나의 딸보다 머리하나가 더 있는

피지컬이 우월한 아이들이었다.

운동은 능력도 중요하지만

타고나는 신체조건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도 학년 전체에서 2위라니..

3등이 목표라더니 간발의 차로 2등 이라니..


그동안 아이를 키우면서도

그냥 꼬맹이인줄만 알았지

이렇게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위해서

노력하는지는 몰랐는데

나의 딸을 다시 보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지금도 공부보다는

운동을 잘하는 아이로 컸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운동선수로서도 서포트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물론 아직 뭔가의 재능은 안보인다.

그래도 정신력은 이번에 좀 감동받았다.


이 달리기의 결과보다

딸아이가 느꼈던 감정과 경험이 더 소중하다.


-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한 갈망

- 그것을 이루기 위해 했던 노력들

- 냉정한 자기 평가(3위를 하겠다는)


우리 딸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일까?


아빠가 최선을 대해서 서포트해줄게!

멋있다! 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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