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꿔준 아내라는 기적
배우자라는 빛이 내 삶을 비출 때
제 삶은 '아내'라는 온전한 내편이 생기고 나서 달라졌습니다. 어떤 일이 생겨도 나의 생각과 입장을 고려해주는 단 한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때로는 잘못된 길을 가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한 행동을 할 때, 유일하게 나를 고쳐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형제가 조언을 하면 괜히 반발심이 생기기도 했는데 아내의 말이라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움직이고, 스스로를 고쳐잡게 됩니다. 저는 그래서 아내를 만나고 나서 확실히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느낍니다.
가끔 아내와 “당신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평행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 세계의 저는 정말로 외롭고 쓸쓸했을 겁니다. 망원에서 혼자 살던 시절을 떠올리면, 스스로 “혼자라서 즐겁다”고 말했지만 그 밑바닥에는 끝없는 외로움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날 아무리 재밌게 운동을 하거나 게임을 하더라도 집에 와서 잠에 드는 순간마다 찾아오던 적막함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만약 지금까지도 혼자였다면 고집불통에 내 세계에만 갇혀 살았을 겁니다. 그래서 아내는 제게 구원자 같은 사람입니다. 나를 더 넓은 세계로 이끌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주었으니까요.
아내와 함께 그려가는 미래는 제 삶의 큰 원동력입니다. 혼자서 계획하던 미래는 늘 짧고 허탈했습니다. 새로 나온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만나거나, 농구를 하러 가는 등 단기적인 일상이 전부였으니까요. 하지만 아내와 함께라면 앞으로 살아갈 지역, 집의 형태, 가족 구성, 40대 이후의 커리어까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미래가 그려집니다. 혼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영역을 든든한 동반자인 아내와 함께이기에 그려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취미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는 일은 더할 나위 없이 즐겁습니다. 원래 아내는 제 취미인 게임, 애니메이션, 일본문화, 농구에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저 또한 이를 가족이나 친구와는 완전히 공유하기 어려웠었죠. 하지만 아내는 제 곁에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마리오카트, 동물의 숲, 잇 테이크 투 같은 게임을 함께했고, 에반게리온이나 강철의 연금술사, 진격의 거인 같은 애니메이션도 경험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었다는 아내의 반응은 늘 고마웠습니다. 심지어 한강공원에서 아내는 종종 제게 농구 레슨을 해주기도 합니다. 슛을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등 속성강연을 들으면 슛감이 실제로 좋아지더군요. 저 또한 아내의 취미를 접하며 이렇게 서로의 세계를 나누고 확장해가는 시간은 정말 소중합니다.
또 아내는 제 취향을 존중하며 일본에도 세 번이나 함께 가주었습니다. 아키하바라의 혼잡한 매장에서도 저를 배려해 편히 구경하게 해주었고, 나나미카와 그라프페이퍼 매장에도 같이 가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취향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외롭지 않았습니다. 일본뿐 아니라 방방곡곡 아내와 함께 걷는 여행길은 늘 새로운 영감을 주었고, 덕분에 저는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으면 가볼 생각도 못해본 곳들에 다녀오는 용기는 전부 아내 덕분입니다.
아내의 탄탄한 경제관념 덕분에 집안 재정은 날이 갈수록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연금투자와 자산운용을 공부해온 아내는 저에게 강연까지 해주며 함께 계획을 세우고, 매달 지출 내역을 엑셀로 정리해주며, 분기별 리포트까지 만들어주는 모습은 든든했습니다. 또 인테리어 감각이 뛰어나 집을 따뜻하게 꾸미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고 후원을 받으며 오늘의집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모습은 존경스러웠습니다. 집은 언제나 깔끔하게 유지됐고 흐트러짐에 익숙했던 제게는 그 모습마저 정말 환성적이었습니다.
이런 아내와 함께하는 삶은 매일이 축복입니다. 하루의 끝에서 집으로 돌아와 짧은 안부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리고 긴 하루의 무게가 가볍게 내려앉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쓴소리를 할 때도, 칭찬할 때도, 그저 “고생했어”라는 짧은 말 한마디를 건넬 때도 항상 제 마음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언제나 그 말들 속에서 큰 위로를 받습니다. 누군가는 평범한 대화라고 지나칠 수 있는 말들이 제겐 하루를 보낼 힘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늘 아내에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내는 좋은 사람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힘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힘 덕분에 저는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갈 겁니다.
아내와의 삶은 제게 두 가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알 수 없었던 세계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세계를 함께 걷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아내와 나누는 취향, 여행, 대화, 그리고 매일의 안부가 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곁에서 같은 속도로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충분히 행복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