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Why I Write

<나는 왜 쓰는가> - 문학적 고백(1946년)/ 글쓰기의 네 가지 동기

by 그림책미인 앨리

1946년 여름 '떠돌이'란 뜻의 <갱그럴> 지에 게재한 글이다.

본서의 제목이기도 한 이 에세이는 조지 오웰의 작가론(문학론)과 정치론이 한데 잘 녹아 있는 가장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작품이다. 작가로서의 자신에 대한 일종의 짧은 자서전인 이 글에서, 그는 글쓰기의 네 가지 동기를 밝히고 있다.



1. 첫 문단(p289)

아주 어릴 때부터, 아마도 대여섯 살 때부터 나는 내가 커서 작가가 되기란 걸 알고 있었다. 열일곱 살 때부터 스물네 살 때까지는 그 생각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내게 내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며 조만간 차분히 앉아 책 쓰는 일을 해야 하리란 의식을 갖고 있었다.


역시 오웰은 천재다.

대여섯 살 때부터 작가가 되기란 걸 알고 있었다니… 문득 난 그 나이 때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때 어린 시절 내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 진로에 대해 미리 알고 있다고 하면 지금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진로에 대해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성인이 되어서도 진로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어릴 때 이미 짐작했다니,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2. 마지막 네 문장(p300)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

나는 내가 글을 쓰는 동기들 중에 어떤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게 가장 따를 만한 것인지는 안다.

내 작업들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 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되어 있던 때였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라는 문장에서 오래 머물렀다.

유리창이라고 은유한 것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깨끗한 유리창이라면 모든 모습들이 다 드러나는 것이고 불투명할지라도 형태는 어렴풋이 남아있기에 좋은 산문은 독자가 읽었을 때 묘사를 잘하거나 혹은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나도록 표현한 글이 좋다는 의미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라며 누구나 강조하는 부분이면서도 참으로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기에 머리를 쥐어짜게 한다.

한편 '정치적'인 목적이 있어야만 강한 글이라고 말하는 조지 오웰 글에서 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글쓰기의 중요성이 다가온다.


3. 글을 쓰는 네 가지 이유(p294)

1) 순전한 이기심

: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등등의 욕구를 말한다.

2) 미학적 열정

: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3) 역사적 충동

: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 두려는 욕구를 말한다.

4) 정치적 목적

: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오웰이 글 쓰는 이유를 읽어보면서 단지 글쓰기로 내 마음을 풀려고만 생각했던 이유가 작아진다.

뭐 아직 글쓰기 초보이기에 아마추어이기에 쓰는 이유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아직 오웰만큼 글을 많이 쓰지 않았기에 잘 모른다고 스스로에게 변명을 해본다. 그래도 하나씩 동기를 읽어보면 공감하며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4. 위 네 가지 이유 중 오웰이 글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p299)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

내가 쓰는 건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이나 주목을 끌어내고 싶은 어떤 사실이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나의 우선적인 관심사는 남들이 들어주는 것이다.

내 작품을 꼼꼼히 읽어보는 사람이라면, 노골적인 선전 글이라 해도 전업 정치인이 보면 엉뚱하다 싶은 부분이 꽤 많다는 걸 알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에 갖게 된 세계관을 완전히 버릴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내가 할 일은 내 안의 뿌리 깊은 호오와, 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강요하는 본질적으로 공적이고 비개인적인 활동을 화해시키는 작업이다.


오웰은 자신이 처한 상태,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무시하지 않았다.

작가라는 입장에서 잘못된 부분을 독자에게 알려주려고 하는 의무가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사건에 대해 매번 분노를 느낀다. 한편으로는 왜 지적인 사람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눈 뜨고 그냥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건지 어디까지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는지 관찰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만약 오웰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사건을 보고 뭐라고 이야기할까.


5. 오웰이 말한 '내가 할 일' - 이 문장이 뜻하는 바는?(p299)

내 안의 뿌리 깊은 호오(好惡)와, 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강요하는 본질적으로 공적이고 비개인적인 활동을 화해시키는 작업이다.


오웰이 겪었던 사회현상을 직시하며 힘의 지배로 인간의 존엄성마저 잃은 모습에 좌절감을 맛보았을 것이다. 세상을 향한 분노를 글쓰기로 쏟아붓고 싶었으며 이 또한 작가가 할 일이라 생각했다. 유리창 같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정치적인 글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쉽지 않은 자신과의 싸움으로 문학적인 본능으로 모든 진실을 글로 이야기했다. 그래서 100년이 지난 오웰 작품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읽히고 멋진 작품이라 평가했을리라.


<< 나는 왜 쓰는가 >>에 대한 이유가 절실히 드러난 글이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가 정치적으로 문학작품을 쓴 이유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철학에 대해 들려준다.

아직 조지 오웰의 소설 작품을 읽지 않았기에 뭐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읽은 에세이에서 그가 살아온 배경, 그 속에서 느꼈던 경멸과 멸시,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그늘을 느끼며 글로 승화한 그가 참 멋지다. 아직 정치적인 글을 읽지 않아 어떤 글이 등장할지 궁금해진다.





남다른 그림책 큐레이션


글쓰기 작가가 어떤 이유로 해서 글을 쓰는 내용의 그림책은 아직 없다.

다만, 작가가 아닌 작가와 함께 살고 있는 반려동물이 '글 쓰는 작가'에 대해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그린 그림책 한 권이 있어 소개한다. 한 달에 한 권을 꾸준히 출간하며 국내에서도 유명하고 팬들이 많은 '다비드 칼리'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한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다비드 칼리 (지은이), 모니카 바렌고 (그림), 엄혜숙 (옮긴이) 나무말미 2020-10-15
원제 : Lo Scrittore
- 출처: 알라딘 서점 -

작가 오웰이 글쓰기와 함께 행복을 가졌다면 다비드 칼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에 대해 글을 썼다.

작가 다비드 칼리는 작가의 일상을 반려견의 시선으로 위트 있게 하나의 그림책으로 완성했다.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어떤 글이든 쓰는 동안은 그저 단조롭게 타다닥 탁탁 소리를 내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그런 모습을 작가의 반려견이 지켜본다. 작가의 반려견이 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작가가 할 줄 아는 것은 오로지 '탁탁이'를 탁탁 타닥 타다닥 두드리는 것뿐이다. 다는 이가 보기에는 너무나 단조로운 생활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 좋은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작가의 반려견은 작가와 놀고 싶어 공을 불고 작가에게 다가가지만 작가는 반려견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우여곡절 끝에 작가르 데리고 밖으로 나가게 된 작가와 작가 반려견에게 아주 커다란 변화가 생긴다.

여기에 모니카 바렌고가 자신의 반려견 '그레타'를 모델로 삼아 반려견이 행동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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