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 - 문명 비판 및 지적 자유
1946년 1월 <트리뷴>지에 게재한 글이다.
인공적인 환경에서 공허한 쾌락을 추구하는 장소로서의 행락지(리조트)가 미래에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를 그리고 있는 이 글은 오웰의 자연관과 문명관, 그리고 예언적인 식견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행락: 재미있게 놀고 즐겁게 지냄.
: 몇 달 전에 반짝반짝하는 잡지의 몇 단락을 오려둔 적이 있다.
어느 여성 저널리스트가 미래의 리조트를 묘사한 글이었다.
: 아울러 삶이 점점 더 기계화되는 현실에서 민감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본능적인 공포가, 옛것을 선호하는 감상적 취향에 불과한 게 아니라 십분 정당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기 삶에서 단순함의 너른 빈터를 충분히 남겨두어야만 인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의 수많은 발명품들(특히 영화, 라디오, 비행기)은 인간의 의식을 약화시키고, 호기심을 무디게 하며, 대체로 인간을 가축에 더 가까운 쪽으로 몰아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캬~ 오웰의 선견지명이 보이는 대목이다.
어쩜 이리도 오늘날 일어나는 현실을 예상했을까.
감탄만 절로 나온다.
:인간이 물질세계는 탐사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탐사는 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 때문이다. 행락이란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 중 상당수는 의식을 파괴하려는 노력일 뿐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가, 인간이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면 인간으로서 잘 산다는 것이 단순히 일을 하지 않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전등 아래서 녹음된 음악만 듣고 사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만이 다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인간에겐 온기가, 사회가, 여유가, 안락이, 안전이 필요하다. 또 고독도, 창조적인 작업도, 경이감도 필요하다. 그런 걸 알게 되면 인간은, 언제나 어떤 것이 자신을 인간적으로 만드는지 비인간적으로 만드는지의 기준을 적용하여 과학과 산업화의 산물을 선별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웰이 예견했듯이 우리는 이미 물질세계 늪에 빠져있다.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현대 문명으로 전 세계가 급속도로 물질세계에서 살아가며 필수품이 돼버렸다.
그럼 어떤 것이 자신을 인간적으로 만드는지 비인가적으로 만드는지 기준을 적용할까?
점점 더 험악해져 가는 지금 우리 사회를 들여다볼 때 누구 하나 "그래!"라며 긍정적인 답을 할 사람이 있을까? 기계화가 급속도로 진행이 빨라지면서 이제는 누구나 본능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
보이는 세상이 화두가 되어버리고 그것 또한 내가 하지 못하면 자존감이 나락하며 병적으로 보이는 모습까지 사회에 드러났다. 오웰이 말한 가축에 더 가까운 쪽으로 가고 있는 우리는 어떤 자세로 문명세계를 맞이해야 할지 과제로 남겨져있다.
문명세계는 우리에게 양면의 동전과도 같다.
이익이 있으면 불이익이 반드시 존재하는 것이 문명, 물질세계다.
이미 지금 일어나고 있는 세계 곳곳의 기후 변화가 그 증거이다.
난 여기서 '문명'이라는 키워드로 그림책을 큐레이션 해본다.
#문명 #문명사회 #물질사회
버지니아 리 버튼 (지은이), 홍연미 (옮긴이) 시공주니어 1993-11-15 원제 : The Little House
아주 먼 옛날, 시골 마을에 작은 집 한 채가 있다. 작은 집은 사계절을 보내며, 주위 환경이 변화되는 걸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던 시골 마을에 새로운 길이 나고, 트럭과 자동차들이 다니며 도로가 자꾸 늘어난다. 또한 집들도 가득 채워져 마을이 조각조각 나뉘더니 밤이 되어도 조용하지 않고, 밤새도록 가로등이 커져 있었다. 모두들 바빠 보이고, 허둥대며 여유가 없다. 작은 집 주변으로는 먼지와 매연 그리고 지하철과 높은 건물들이 거침없이 생기고 있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책이다. 환경 그림책으로 많이 활용한 책이며 이 책만큼 문명의 빛과 그림자를 표현한 책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길지도 않은 글이지만 팩트가 있으며 문명화되어가는 그림을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통일성 있게 표현한다.
독특한 S자형 구도이며 활자 배열까지 그림의 한 부분으로 통일되어 있다.
1943년 칼데콧 상을 수상한 << 작은 집 이야기 >> 그림책은 자본주의 국가로 발전하면서 모든 것이 무섭게 변하던 시기에 태어난 작품이다. 영원히 변치 않는 것들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사는 세상에 대한 소망을 담고 있다.
찰스 키핑 (지은이), 서애경 (옮긴이) 사계절 2008-08-01 원제 : Adam and Paradise Island
3대 영국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인 '찰스 키핑' 작품이다.
찰스 키핑의 유작으로, 도시 재개발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변화의 문제를 고민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찰스 키핑은 도시화와 멈추지 못하는 현대 사회의 개발 문제를 풍자하며 '새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대립과 갈등을 낳는 문제에서 합의를 도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말아야 할 가치는 평화라고 독자에게 알려준다.
<< 낙원 섬에서 생긴 일 >> 그림책은 다큐멘터리 분위기가 나타난다. 표지부터 다리로 연결된 지역에서 뭔가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며 면지에는 '낙원 섬 횡단 도로 건설 계획'에 대한 찬성과 반대 서명이 보이고 그와 함께 이 허구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지역이 실제 장소처럼 지도에 그려져 있다.
김형준 (지은이) 월천상회 2021-05-14
<< 바본가 >> 그림책은 우리나라 작가 그림책이다.
우리에게 질문을 많이 던지는 책이라 재미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초등 5학년 이상이 읽어보길 바란다. 인간은 자신을 자연과 분리하여 왕국 속의 왕국을 건설한 특별한 존재로 여겨왔다. 그러나 그 찬란한 문명 그늘 속에서 우리는 무서운 속도로 빙하를 잃어가고 있으며, 바다를 뒤덮은 플라스틱 섬과 하늘을 가득 메운 미세먼지를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습격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였다. 작가는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되었는지 독자에게 질문한다.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물어본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환경파괴의 대 재앙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홀로 생존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인간의 오만과 무지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다시 겸손해지자고 독자에게 말한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만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