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책미인 앨리 Nov 08. 2023

키오스크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 - 인정, 간절함 그리고 나만의 방법으로

요즘은 어디를 가도 사람보다는 기계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키 오 스 크

키오스크는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 단말기로 주로 정부 기관이나 은행, 백화점, 전시장 등에 설치되어 있으며 대체로 터치스크린 방식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음식점과 영화관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인점포의 필수조건이다.

사람의 손길보다 메마른 기계가 손님을 맞이하는 시대라 건조한 느낌도 들긴 하지만 AI시대에 맞춰 또 다른 세상을 향해 가는 박자에 맞추기 위해 자연스럽게 적응하며 지낸다.


일명 터치스크린으로 통하는 우리나라의 키오스크와는 달리 서양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의 키오스크가 있다. 가판대라고 불리는 키오스크는 원래 이슬람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원형 정자를 일컫는 말이다.

길거리의 간이 판매대나 소형 매점을 뜻한다. 


아네테 멜레세가 쓰고 그린 << 키오스크>> 그림책은 북유럽의 국가 중 하나인 '라트비아' 작가 그림책이다. 키오스크 안에서 하루 종일 앉아 기계 단말기처럼 물건을 파는 올가 이야기가 펼쳐진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작은 키오스크 안에 모습을 드러낸 주인공 올가 모습이 키오스크 안을 가득 채운다. 답답하고 갑갑한 느낌을 받지는 올가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TRAEL' 여행잡지를 쿠기 먹으며 눈을 떼지 못한다.

<< 키오스크 >> 그림책은 2021년 피터 팬 상 수상작으로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아담한 키오스크 안에는 꼭 필요한 것들이 갖춰져 있다. 책, 잡지, 스낵종류, 로또 그리고 세면대와 안락의자까지 미니 원룸느낌이다. 그 속에서 벗어나지 않는 올가는 키오스크가 올가이며 올가가 키오스크이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조간신문이 키오스크 입구 근처에 오면 올가는 문을 열어 세상과 마주한다. 밖으로 한 발작도 나가지 않지만 이 시간만큼은 잠시 세상과 소통하는 시간이다. 조간신문을 정리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키오스크는 도시 한 중심에 위치하며 이 동네에 사람들을 올가는 대부분 파악하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기도 하지만 나름 손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필요한 물건을 줄 수 있는 예리함과 관찰력이 보인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좁은 키오스크에서 생활하는 올가이지만, 올가에게도 간절한 바람이 있다.

바닷가에서 노을 진 석양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 간절함은 마음속에만 담아주지 않고 시각화하며 매일매일 간절한 마음으로 잠을 청한다. 자기 계발서에서 자주 언급하는 부분이다.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시각화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매일 각인시키라는 내용이다. 올가는 본인도 모르게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실천하고 있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어느 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터닝포인트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조간신문을 배달하는 아저씨가 평소에 두었던 키오스크 근처 장소보다 조금 더 멀리 두고 가버려 올가는 밖으로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기 싫었던 올가는 지팡이를 이용해 신문뭉치를 끌고 오는 사이, 과자가 먹고 싶었던 두 소년이 몰래 훔치다 올가와 마주친다. 아이들은 달아나고 올가는 이들을 잡기 위해 저지하다 "쿵!" 키오스크가 넘어진다. 과연 올가는 어떤 선택을 할까?





좁은 키오스크에 생활하는 올가는 밖에 나오는 것을 싫어한다.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낯선 공간보다 익숙한 공간을 더 선호하는 올가는 새로운 곳을 가고 싶은 간절함은 있지만 키오스스크를 버리고 밖을 선택하지 않는다.

올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간절함을 찾아 매일매일 그곳에 있음을 상상한다. 그 간절함은 결국 이루어진다. 키오스크와 함께 새로운 곳에서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찾아간다.


이 책은 '진로 그림책'으로 많이 활용하는 책이다.

올가처럼 간절하게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시각화하고 간절한 마음을 매일 담아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간절함을 이루어짐을 이야기한다. 올가의 모습은 자기 계발서에서 강조하는 부분을 보여준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


간절하면 꿈이 이루어질까라는 의문으로 내 간절함을 적은 메모가 있다.

마인드맵을 응용한 리스트인데 처음에는 일 년을 기준으로 적었다.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난 뭐 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6개월, 3개월씩으로 그 범위를 좁혔다. 그리도 다시 리스트를 보았다.

이루어진 것은 연필로 줄을 긋는데 어라, 정말 이루어지고 있었다.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내가 조금씩 그 간절함을 담은 리스트에 다가감을 느꼈다.

올가가 키오스크를 벗어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간절함을 이룬 것처럼 나 또한 나만의 방식으로 간절함이 이루어졌다. 죽 쉼 없이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가 아닌 꼬불꼬불한 길이었지만 내가 정한 간절함에 도착하고 있었다. 간절함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어떤 환경 속에 있는지,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올가처럼 나를 먼저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아야 하는 난관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만의 방식으로 걸어갈 때 주변의 비관적인 말도 걸러낼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올가는 멋지다. 남들이 봤을 때는 좁은 키오스크에서 나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을 왜 벗어나지 못하냐고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키오스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키오스크를 벗을 것이냐 그대로 인정하며 나를 성장시킬지는 누구도 아닌 내가 결정한다. 올가는 그 결정을 스스로 내리고 간절함을 이룬 주인공이다. 


뻥뻥 뚫리는 고속도로 인생이면 금상첨화 있겠지만 삶이라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 걸림돌이 없는 평탄한 길은 없다. 각자의 꼬불꼬불한 길은  있다. 그 길을 인정하며 용기를 가지고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방법으로 꿈을 가지며 간절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이 내 바람에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문을 열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