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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May 08. 2023

나 때문에

< 내 안의 동심을 찾아서 >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오월은 가족의 달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등 특별한 날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Give and Take 날이기도 하다.

어린이날에는 아이들이 선물이며 용돈, 그리고 가족과 함께 할 생각에 마냥 설렌다. 

그 설렘의 유효기간은 이틀이다.

5월 8일 어버이날이 있기에 부모님께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바쁘다.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일 경우에는 그래도 부담이 덜하지만 초등 고학년 이상이 되면 부담이 점점 커진다. 그렇게 고민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한숨 돌리고 나면 스승의 날이 기다리고 있다.

요즘이야 김영란법으로 학교 선생님께 금액이나 상품으로 마음 전하기는 어렵게 되었지만 학교 밖으로 나오면 사정이 달라진다. 학원 선생님들에게는 마음의 표시를 자유롭게 한다. 참 씁쓸한 광경이다.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 권위가 커져만 가는 현실에 고삼차 마시는 기분이 든다. 문득 생각하게 된다. 아이 마음(童心)은 무엇일까?


어른이 되면서 동심이 조금씩 사라진다.

아주 작은 일에도 웃고 울었던 마음이 자라면서 동심의 범위가 넓어져 더 이상 동심(童心)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세상 속 일에 물들어 동심(童心)을 잃었다고 한다. 그럼 어른이 되면 동심이 완전히 사라질까?

그건 아니다. 아주 가깝게는 꽃을 보면서 활짝 웃거나 누가 간지럼 태우며 깔깔 웃거나 방귀 뀐 걸 보고 '빵'하고 웃음보가 터진다면 동심을 아직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노인의 나이대가 되면 동심 자리는 점점 커진다. 우리를 다 키우고 난 뒤 외로움이 찾아올 때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처럼 행동할 때도 있다. 아이처럼 투정 부리기도 하고 서러우면 격하게 울기도 하고 작은 일에도 까르르 웃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안에, 내 안에도 크기가 작더라도 동심은 늘 존재한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모보다는 친구, 친구보다는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겪는 대신 부모는 아이가 함께 놀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한다. 그저 좋은 거 있으면 함께 하고 싶고 신기한 게 있으면 물어보고 싶고 슬픈 것이 있으며 또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진다.

하지만 아이들 또한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부모(어른)의 동심을 알아주지 못할 때가 있다.

알지만 그래도 서운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박현주가 글을 쓰고 그린 그림책 << 나 때문에 >> 은 동심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이 책은 다른 그림책과 조금 다르다. 보통은 스토리 순서가 서론, 본론, 결론으로 구성되었다면 << 나 때문에 >>에서는 결론부터 이야기하고 본론, 서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표지에는 눈을 계속 바라보게 되는 고양이가 보인다. << 나 때문에 >>라는 원인이 이 고양이임을 추측할 수 있다. 앞면지에는 주자창 사이에 고양이 집에 불안하면서도 얌전하게 있는 고양이가 보인다. 어쩔 수 없이 돌아서는 아이 모습이 마음 아프다. 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나 때문에.


면지에서 보았던 장면이 칼라로 나오면서 아이들이 울고 있는 그림자가 보인다. 그리고 애처롭게 글썽이는 고양이 눈동자 속에 아이들이 서글프게 우는 모습이 나타난다. 꽃병이 깨지고 엄마 아빠가 싸우는 식탁에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그 아래에 있는 고양이 또한 놀란 표정이다. 부모 싸우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아이들은 작아진다. 아이들은 고양이가 다가가 꽃망울이 톡 터져 활짝 핀 꽃을 보고 신기하고 좋아 그저 엄마, 아빠한테 달려간다. 보여주고 싶었으니깐. 하지만 바쁜 엄마에게는 그런 아이들이 귀찮아졌고 피곤해 자고 있는 아빠는 엄마에게 피곤한데 애들 좀 조용히 시키라고 화를 내기 시작한다. 엄마 또한 할 일이 너무 많아 가티 놀아 주면 안 되냐고 소리치며 결국 싸우게 된다. 그 소리에 놀란 고양이가 펄쩍 뛰어오르면서 꽃병이 깨지고 아빠는 다치고 그렇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양이는 쫓겨난다.


아이들은 그저 좋은 것 있으니 함께 보고 싶었고 신기했기에 함께 그 신기함을 공감하길 바랐을 뿐이다.

태어나서 가지는 동심은 성장기와 중년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면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내 안에 간직했던 동심을 나이가 한참 들은 후 몸과 마음이 약해질 때 강하게 발휘한다.

아이들이 뭔가 함께 하기를 원하거나 이야기하고 싶을 때 우리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즐기면 내 안에 있는 동심도 미소 짓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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