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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Dec 10. 2023

임금님 엄지 척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진정성 있는 칭찬이 필요할 때

현 대통령의 옳지 않은 행보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언론을 장악했지만 옳지 않은 대통령의 행보에 해외까지 일침을 놓았다. 대통령실에서는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건다고 떠드는데 도대체 이 사람들 머릿속에서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궁금해진다. 

켄 블랜차드가 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21세기 북스 2003) 책 제목처럼 한동안 한국에서 유명하게 쓴 명언처럼 되었다. 아이 교육에 있어 무조건 윽박지르지 말고 칭찬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며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주라고 강조하였다. 과연 칭찬만 한다고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언젠가부터 학교에서는 아이에게 매는 물론, 신체에 대한 터치도 허용하지 않았다. 수업 들어가기 전 외래 강사에게 먼저 부탁하는 것이 아이가 아무리 무언가를 잘해도 만지지 말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사회적 거리가 생겼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해낼 때 너무 멋지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칭찬을 해준고 싶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엄지 척을 가리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행동도 한 번 더 생각하고 해야 한다니 씁쓸했다. 반대로 잘못한 행동을 한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언성이 조금 높아지거나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 외에는 어떤 조치도 하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가끔 영악한 아이들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생님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선생님은 어떠한 방어를 할 수 없다. 교권은 무너지고 있으며 아이들은 올바른 칭찬이 무엇인지 잘못 알고 있다.


아이들은 칭찬에 목말라있다. 아니 어른 또한 칭찬에 목말라 있다. 그래서 남보다 뭔가를 잘해서 인정받기를 원한다. 칭찬이란 무엇일까? 칭찬은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하는 말이라고 사전에 정의한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이 칭찬을 하거나 칭찬을 받을 때는 언제일까?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뒤집기를 하거나 '엄마, 아빠'라고 불렀을 때 그리고 기던 아이가 첫 발을 내딛으며 걸음마를 시작할 때 어른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때 가장 많은 칭찬을 받고 자란다.

무언가 스스로 해낼 때 모습이 멋지고 훌륭하기에 그 과정에 대해 아낌없이 칭찬을 보낸다. 그런 과정이 한 살씩 먹음에 따라 칭찬은 적어진다. 커가면서 무언가를 스스로 해내고는 있는데 이상하게도 칭찬은 점점 줄어든다. 다만 예외가 있다. 시험을 잘 쳤거나 남들보다 앞질러 갈 때 칭찬을 들을 수 있다.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거나 소유하는 것이 많거나 높은 자리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나 잘하고 있다'라는 생각에 남들로부터 칭찬받기를 바란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이은혜가 그리고 이신혜가 쓴 그림책 <<임금님 엄지 척>> 이 있다. 작가는 칭찬의 힘으로 기적을 만들고 자존감은 불가능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난 조금 다른 시선으로 <<임금님 엄지 척>> 그림책을 들여다보았다.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돼지 임금은 항상 칭찬받기를 좋아하는 인물이다.



여봐라~ 여봐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멋있느냐?

매번 누가 제일 잘하는지 신하들에게 묻는다. 그렇다 임금은 칭찬에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이에 신하들의 반응은 다르다. 한 신하는 무조건 엄지 척을 가리키며 임금님이 최고라고 말하고 다른 신하는 속과 겉이 다른 표현을 하며 임금에게 최고라고 하는 신하에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이 않는가? 그렇다.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볼 수 있는 임금과 신하들의 관계다. 역사상 한 왕조가 망하려고 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 잘못된 칭찬이다. 무조건 임금이 하는 행동이 옳다고 말하는 신하의 엄지 척에 민생은 얼룩지고 있었고 그렇게 그 왕조시대는 멸망의 길로 접어든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 출처: 알라딘 서점 -

무조건 '임금님은 엄지 척'이라는 거짓 칭찬에 임금은 자신의 똥까지 얼마나 잘 쌓는지 보라며 자랑한다.

이 장면에서 문득 며칠 전 엑스포 개최 실패로 부산 민심 달래기 위해 경제 총수들을 다 데리고 떡볶이를 먹고 사진을 올린 장면이 떠올랐다.

지난 6일 부산 전통시장에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

허탈했다. 한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가 자신의 잘못은 늘 남 탓으로 돌리며 인정하지 않고 이미지만 강조하는 모습에 혀를 내 눌렀다. 대통령과 그 옆을 지키고 있는 경제 총수들은 무슨 생각일까? 보복이 두려워 그 누구 하나 올바른 소리는 못하고 옳지 않은 칭찬만 한 것일까? 무조건 엄지 척을 가리키는 그림책 속 신하들과 무엇이 다르다 말인가. 


한편 <<임금인 엄지 척>> 내용이 후반으로 가면 더 재미있다. 임금은 자신을 칭찬하지 않는 신하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물론 임금만 그 사실을 모른다. 자신의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본인은 모르고 모든 신하들은 알고 있는 장면에서 한참 머물렀다. 

과연 지금의 대통령은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자신만 모르는 것일까? 

모든 국민들이 다 알고 측근들도 알고 있는데. 다만 그의 측근에는 오로지 '임금인 엄지 척!'이라는 옳지 않은 칭찬으로 잘못된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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