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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Jan 05. 2024

생각하는 개구리

생각의 근육 - 독서

"이 책은 꼭 읽어야 해!"

"네~"

책을 읽으라고 재촉하는 엄마와 알겠다며 건성으로 답하는 아이의 대화로 하루가 시작된다.

책 읽기의 중요성을 알지만 책보다는 유튜브에 손이 먼저 간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올라올 때도 있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책을 가장 많이 읽는다.

그렇다고 하루에 한 권씩 읽는 독서광은 아니다. 작년부터 한 달에 네 권 이상 읽으면 나 스스로에게 소확행의 포인트 지급을 주었다. 적지만 모으면 적지 않은 돈이 완독이 주는 선물이었다. 적금처럼 모아서 연말에 지급하니 소득 또한 짭짤했다. 여기에 힘입어 올해는 한 달에 다섯 권을 목표로 삼았다. 물론 지급하는 금액도 천 원 올렸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독서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언론에서 늘 떠드는 것이 독서의 중요성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니다. 책 읽기의 중요성은 겉모습을 치장하는 것처럼 말만 그럴 뿐 교육 현장에서는 책과 이루어지는 활동은 그리 많지 않다. 방과 후 수업에서는 독서 수업이 사라지고 있고 독서 수업을 건의하면 그냥 읽는 척하면서 휴지통으로 사라진다. 독서가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들에게 왜 책 읽기는 강요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을까?

교실에서 책 읽기 권장을 위해 스티커 이용하기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내용을 정확하게 읽지 않고 다음 책으로 넘어간다. 질이 아닌 양을 택하면서 시늉만 책 읽기를 한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활동이 아이들에게 꾀만 생기게 하는 틈이 보였다. 그래도 초등학교는 책을 읽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한다. 생각하는 자체를 싫어하는 시대가 되었다.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학습 능력이 아니라 주입식, 수동적 교육이 인터넷 유튜브, 무엇보다 숏츠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빠져있다.


한 신문사 문화부에서는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출판 담당 기자들로 북적인다. 토요일 자에 두 페이지를 털어 쓰는 '책마을'에 실을 책들을 고르기 위해서다. 출판사들이 신문사에 보내는 신간은 매주 50~100권이라고 하니 정말 놀랍다. 하루에도 새로운 책들이 몇만 종 이상이 출간되는데 책을 홍보하기 위해 뿌려지는 책도 어마어마하다. 이 많은 책들 중에서 '선택'받는 책은 어떤 책일까? 많아야 10권 정도로 추려지는데 기자들은 매의 눈으로 확실, 모호, 탈락으로 분류한 다음 '확실'과 '모호' 판정을 내린 책들을 훑어보며 최종 선정한다.

탈락 기준은 가벼운 심심풀이 책, 제목 장사하는 책, 논문 같은 책, 베스트셀러의 아류 같은 책들이다. 최근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유튜브 쇼츠로 대체 가능한 책'이라는 점이다. 독자들이 '생각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으로 골라보자는 취지다.


쇼츠가 판을 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독서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

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을 발전시키는 힘'을 기르는 것이며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정보와 재미를 머릿속에 '강제 주입'하는 쇼츠에선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보기술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손에는 책이 항상 들려있다. 심지어 연예인의 연예인이라고 칭하는 '페이커'조차 게임 직전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독서광이다.


확실히 책을 읽으면서 책이 주는 생각의 근육을 몸소 체험한다. 예전에는 책을 읽어도 집중하지 않고 꼼꼼하게 보지 않았다면 지금은 가끔 메모도 하고 줄을 그으면서 생각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떠오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궁금한 점을 큰돈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유튜브 영상을 활용해서 참고한다. 내가 읽은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적으로 보고 싶어 자료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새해가 되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운다. 올해만큼은 작년에 실행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며 꼭 실천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계획을 세운다. 여기에 독서하는 습관을 넣어보면 어떨까?

우리나라는 언젠가부터 독서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최근 통계층 발표 자료를 보면 13세 이상 인구 중 최근 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안 본 사람이 절반(51.5%)을 넘었으며 이는 191개국 중에서 166위라는 경제혀벽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도 있었다. 반면 한국인의 유튜브 사용 시간은 지난 10월 1044억 분으로 5년 동안 2.5배가 늘었다.

아이들은 점점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생각을 하지 않아도 영상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리즘으로 알려주니 주체적으로 뭔가 하려는 자세가 많이 부족하다. 하물며 인터넷 영상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 못하는 시기에 선생님이라 어른 말보다는 영상을 더 믿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 문제를 조차도 이해하지 못해서 '몰라요'하며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기가 잦다. 한글인데 왜 이해를 못 하는 걸까? 말로만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독서의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이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것은 운동과 같다. 몸의 근육을 건강하게 하는 피트니스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근육이 붙는다고 느끼는 순간 괴로움이 고통이 즐거움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같다. 그 효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몸과 정신 건강이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일본에서 영향력 있는 그림책 작가 이와무라 카즈오가 쓰고 그린 그림책 <<생각하는 개구리>>는 느리게 읽고 생각해 보는 철학 그림책이다. '생각하는 개구리'시리즈로 출간되어 총 네 권이 독자를 만나고 있다.

<<생각하는 개구리>>, <<또 생각하는 개구리>>,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 <<깊이 생각하는 개구리>>

제목 또하 점점 깊이가 있어가는 재미가 있다. 이 그림책은 판현이 기다랗고 다른 그림책 구성과 조금 다르다.

스토리가 연결되기보다는 일반 책에 실린 목차처럼 큰 주제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얼굴, 하늘, 나로 구성되어 있고 각 주제에 맞게 분할된 화면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풀의 마음을 생각하는 개구리 1

프롤로그처럼 느껴지는 풀의 마음을 생각하는 개구리 장면이 나타나고 한 장을 넘기면 본격적으로 주제에 맞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얼굴'이라는 주제를 살짝 언급하면 한참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개구리에게 쥐가 다가가며 "무슨 일 있어?"라고 말을 건다. 생각하고 있다는 개구리 말에 쥐는 뭘 생각하는지 물어본다. 그러면서 개구리는 생각하지도 못한 질문을 한다.

조개는 어디가 얼굴일까?

정말 조개는 어디가 얼굴일까? 당연하게도 위쪽이 얼굴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개구리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쥐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비교한다. 그리고 나무에 등장하는 매미, 나비, 잠자리, 벌의 얼굴을 보며 자신과 같은지 아닌지를 관찰한다. 그러다 달팽이를 만나게 되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들과 전혀 다르게 생겼는데 얼굴이 있다며 놀라워한다. 입, 귀, 더듬이를 보며 다른 동물에 대해 신기해한다. 잠시 후 지렁이까지 등장하는데 지렁이는 얼굴이 없다. 얼굴이 없으면 어떻게 알아보냐고 이야기하며 얼굴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렇듯 <<생각하는 개구리>> 그림책은 생각의 근육을 강하게 시키는 연습을 자연스럽게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묻는 질문으로 천천히 독자가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새해도 4일이 지났다. 금연이나 다이어트처럼 독서 또한 신년 결심 목록에 넣어 보면 어떨까.

올해만큼은 생각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 옳은 생각과 결정을 내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알라딘서점 이미지 / '생각의 근육' 키우고 계시나요 (박종서 기자 2023. 12. 07. 칼럼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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