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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Dec 14. 2023

할아버지 할머니의 커플티

분홍색 커플티의 비밀 - 노인의 치매

언제부턴가 안전 안내 문자에 자주 올라오는 메시지가 있다.

실종된 사람을 찾는 문자가 자주 울린다. 명절이나 긴 연휴 기간이 되면 더 자주 문자가 나타난다.

예사롭지 않게 문자를 확인하다. 인상착의를 보며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인지, 혼자 계시는 부모님이 아닌지 생각하며 지나칠 수가 없었다. 40대~80대까지 실종자를 찾는다. 연령대가 40대까지 내려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치매'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남일이 아니라는 사실에 순간 팔에 닭살이 돋았다.


치매란 대뇌 신경 세포의 손상 따위로 말미암아 지능, 의지, 기억 따위가 지속적 본질적으로 상실되는 질병이다. 주로 노인에게 나타나지만 지금은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보험 광고는 '치매'에 관련된 내용이 차지하게 되었고 언론에도 치매에 대한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심심치 않게 보도한다.

그중에서 알츠하이머와 치매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이유로 흡연자를 언급한다.

담배를 피우면 뇌도 함께 쪼그라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노인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13일 UPI통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은 성인 50만 명의 유전자와 건강정보가 담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서 3만 2처 94명의 뇌 사진을 받아 분석한 결과,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뇌 용량이 작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대학의 로라 J. 비어우트 석좌교수는 "흡연이 뇌에도 정말 나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뇌 용량의 감소는 노화와 같다. 노화와 흡연은 모두 치매 위험 요소로, 인구가 고령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발견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담배를 끊으면 뇌의 추가적인 축소는 막을 수 있지만, 이미 발생한 손상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노인성 치매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2024년 7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해 '치매 관리 주치의'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내년 7월부터 치매 환자가 직접 선택한 의사로부터 치매뿐 아니라 다른 만성질환까지 체계적으로 진료, 치료,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치매관리 주치의'(가칭) 제도가 시범 운영된다. 이번 시범사업 대상은 20 개시, 군, 구 치매 환자 3000명 정도다.


평균 수명이 100세가 되면서 보험사마다 '치매'에 대한 광고도 늘어났다. 5060대 어머니와 아버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어린 자식들의 모습과 대사가 어긋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치매 간병비가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이야기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불안을 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이 든 부모님이 계신다면 그냥 스치고 넘기기에는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더욱이 혼자 계실 경우에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본인 스스로도 그 위험을 알기에 불안해하면서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된다. 우리 동네에는 유독 어르신들이 많다. 센터에 가도 80%는 60 이상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아침에 센터 탈의실에서는 자연스럽게 어제 하루도 잘 지냈냐는 인사로 시작한다. 문득 자주 오던 분이 보이지 않으면 다쳐서 입원하거나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피해고 싶었던 치매 이야기까지 나누게 된다. 치매의 두려움과 건강에 대한 불안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지 못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게 남는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리광푸 작가가 글을 쓰고 뤄닝 작가가 그린 그림책 <<할아버지 할머니의 커플티>>는 대만 그림책이다.

노부부가 손을 잡고 분홍색 커플티 입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며 나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뒤표지를 보는 순간 책을 손에서 떨어뜨렸다. 내가 생각한 행복의 커플티는 할아버지 할머니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였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커플티>> 이야기는 리광푸 작가가 실제로 뉴스에서 외국 노인 부부의 이야기를 보고 쓴 그림책이다.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할머니와 함께 '커플티'를 입고 있었다. 할아버지 옷 등에는 "나는 00입니다. 제가 길을 잃었어요. 저를 ㅁㅁ에게 데려다주세요.", 할머니 옷에는 "나는 ㅁㅁ입니다. 00을 찾게 도와주세요, "라고 적혀있는 문구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작가의 이웃에 살고 있는 할머니가 치매를 앓아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사건이 일어나면서 치매라는 것이 내 주변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손자의 시작으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커플티 입은 일을 이야기한다. 아이는 여러 가지가 궁금했고 아빠가 할아버지의 치매에 대해 설명한다.

그런데 치매가 병인가요?
할아버지는 매일 정상적으로 드시고, 주무시고, 약도 안 드시고, 병원에 입원하지도 않으셨는데요. 어떻게 병이라는 거죠?

아빠 말로는 사람의 뇌가 퇴화되면 쉽게 잊어버리고 많은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대요.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집에 오는 길도 잊어버릴 수 있대요......


또한 노인들 간의 사랑과 배려, 그리고 동행을 강조한다. 건강한 쪽이 아픈 쪽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며 젊은 세대가 치매 가족을 돌보는 문제 또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우리는 건강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특히 현실에서 내가 걸린 병이 해결되지 않으면 불안과 두려움이 몰려온다. 특히 치매와 간병에는 효자, 효녀가 없음을 누구나 다 공감한다. 현실적으로 치매에 대한 간병이 어렵기에 가정에서 돌보기보다는 시설에 의지한다. 요양병원에 있는 분들이 진심으로 보살펴주고 간병하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한시름 놓기도 하지만 때때로 들려오는 뉴스에서는 어두운 부분을 폭로하며 나이가 들면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부부일지라도 돌아보지 않는 사람도 있기에 이 책에서 나오는 노인 부부의 끈끈한 사랑에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이제 치매는 더 이상 혼자만의 질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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