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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Nov 12. 2022

돼지 이야기

 < 영화: 옥자 >

환경생태 그림책 주제로 큐레이션 하며 '공존'이라는 것에 생각해본다.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가축동물을 키운다.

가끔은 가축동물에 대한 고마움보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일 때가 많다.


사람 먹이로 희생되는 동물은 소, 돼지, 양, 닭 등 우리가 육류로 자주 먹는 것이다.

과연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이 가축동물들에게 고마움을 가지고 먹을까?

그저 당연하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옳은지 영화 < 옥자 >에서 생각하게 한다.



영화 < 옥자 > (봉준호 감독)

- 출처: 네이버 영화 -

https://youtu.be/eOdMVj1mnHE

- 영화 <옥자> 예고편 -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간다.

할아버지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극비리에 옥자를 활용한 '슈퍼 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 CEO '루시 미란도',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 그리고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 한다. 이게 미자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려는 험난한 여정을 선택한다.




자본주의 / 돈 / 생명


옥자를 향한 등장인물들의 시선은 돈이다.

할아버지 미봉은 옥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며 10년 동안 옥자를 키운다. 10년간 옥자를 키우고 반납하는 조건으로 경제적 보상을 받고 손녀 미자의 미래를 위해 금으로 만든 돼지를 장만한다.

그러나 미자에게 옥자는 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이다.

할아버지가 준 금 돼지를 내동댕이치고 망설임 없이 옥자를 구하기 위해 서울로 떠난다.

자본주의 중심지 뉴욕에 살고 있는 미란다는 모든 것의 기준이 돈이며 오로지 회사 매출과 주가를 올리는 것만이 최대 목표이다. 옥자의 마케팅 수단을 이용해 이윤 창출 논리에 근거해 옥자를 도살한 후 고기로 판매하려 한다. 동물해방 전선(Animal Liberation Front ALF) 단원들은 옥자를 통해 미란도의 기만과 비윤리적 행위를 폭로하려 하며 돈에 연연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렇듯 영화에서는 옥자를 향한 사람들의 욕망을 보여준다.


돼지는 한자로 豚(돼지 돈)이다. 등장인물들이 돼지 옥자를 어떻게 여기는지 하는 문제를 豚(돈)에 대한 인식에 따라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옥자>는 동물 사육 금지, 고기 먹기 금지를 주장하지 않는다.

영화 도입부에서 보여주는 미자와 옥자의 평화로운 산골 생활은 동물과 사람의 이상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먹을거리를 얻으며 다른 생명체와 공조하고 자연의 순화적인 생태계를 유지시키려 노력한다. 육식을 하더라도 동물을 지나치게 학대하지 않는지 사육과 도축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먹거리가 적당한 절차를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른 것인지 묻고 있다.




그림책 << 돼지 이야기 >> (유리 글, 그림 / 이야기꽃 2013.11.01.)

- 이미지 출처: 알라딘 서점 -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우리나라를 휩쓴 '구제역 사태'는 돼지 약 332만 마리, 소 약 15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가축들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비극이었다.

이 책은 어미 돼지의 마음결에 따라가면서 그 아픈 일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자유를 만끽하는 귀여운 돼지 한 마리가 검은색 바탕화면으로 시작하는 책 표지에서 돼지의 바람이 들려온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책장을 열면 '평범한 '축사가 보인다. (난 왜 저 먹이통처럼 보이는 것이 영양제 맞는 링거처럼 보일까?)

그 안에 칸칸이 나뉜 분만사, 거기 갓 새끼를 낳은 어미 돼지가 아기 돼지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얼핏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이지만 몸을 옥죄는 분만 틀에 갇힌 어미는 새끼들을 핥아 줄 수도, 안아 줄 수도 없다. 그나마 3주 뒤 어미는 새끼들과 헤어져 좁디좁은 사육 틀로 돌아간다. 그리고 얼마 뒤 방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들이닥치며 몽둥이와 전기 막대로 돼지들을 어디론가 몰아간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그 외출 끝은 커다란 구멍.

돼지들은 굴삭기에 떠밀려 산채로 파묻히는데, 절박한 가운데도 어미는 헤어진 새끼들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책장을 덮으며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영화 < 옥자 >가 생각나면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에 전율이 흘렀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복제인간까지 거론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키우는 가축동물에게도 생명은 존재한다.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살처분당하는 모습에서 얼만 전 일어난 이태원 압사 사고가 떠오른다.

오로지 나만 살기 위한 비도덕적인 행동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 가축전염병 예방법은 가축을 살처분할 때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거의 지켜지지 않습니다.

수많은 목숨들은 한꺼번에 죽여 없애는 생지옥 속에서 

법은 그저 종이쪽지에 적힌 글자 몇 개일뿐입니다." 

(책 내용 중에서 )


사람도 동물이고 다른 동물을 먹여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고 생가하는 힘이 있으며 다른 생명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과 힘으로 공존할 수 있는 답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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