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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Jun 08. 2023

잔소리 - 진심 어린 조언

< 공감 에세이 >


세상에서 가장 싫은 소리는 무엇일까?

나를 비방하는 소리, 나한테 욕하는 소리, 나에게 부정적인 말만 하는 소리, 그리고 누구도 비껴가지 못하는 '잔소리'가 있다.

나 역시 잔소리를 듣고 자랐으며 여전히 잔소리를 듣고 있으며 이제는 잔소리하는 대상이 되었다.

부모가 특히, 엄마가 잔소리를 끊임없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중한 내 아이가 행복하기만을 바리기 위해 하는 진심 어린 조언이다.

진심 어린 조언은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다. '관심'이 없다면 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 조언이 너무 빈번하게 사용하는 점이다.

똑같은 일상, 똑같은 말을 되돌이표처럼 한결같이 해도 아이러니하게도 고쳐지지 않는다.

현명하고 따뜻한 조언을 하면 사람이 바뀔 줄 알고 조언을 자주 하는 사람들을 본다. 부모가 아무리 잔소리해도 자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우리 자녀 역시 그렇고 나 역시 그랬다. 많은 부모가 자식을 보며 답답해한다. 그렇게 사랑스럽고 가까운 자식도 바뀌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쉽게 바뀔까?



현재 세간에서는 백종원이 주도하고 있는 '예산시장 프로젝트'가 뜨거운 이슈다. 예전에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처럼 백종원은 살신성인하며 예산시장, 더 나아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있다. 시장 사람에게는 백종원을 어떻게 바라볼까? 진심 어린 조언을 하는 귀인이다. 크게 보며, 멀리 보고, 지혜롭고 선견지명이 있어 그의 말 한마디는 빛과 같다. 그런데 모두 진심 어린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백종원이 좋은 방법을 알려줘도 '내 방식이 옳다.', '간섭하지 말라.', '그건 좀 어렵다.' 등 반응을 나타내며 자신의 시각과 판단이 옳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망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사람은 후회하거나 자책하는 경우가 드물다.

'엄마 말 들으면 떡이 생긴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어릴 적에는 엄마 말이 다 맞는다고 생각하다 머리가 굵어지고 내 생각이 자라면서 비딱하게 행동하게 된다.

나를 찾아가는 '사춘기'가 오면 '내 방식이 옳다.', '내가 알아서 하겠다.'라며 반항하기 시작한다. 엄마 잔소리에 하나하나 시비 걸기 시작한다. 내 말이 안 먹히면 문을 꽝 닫아버리거나 말하지 않는 걸로 내 마음을 표현한다. 독립하여도 엄마의 진심 어린 조언은 여전하다.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면 된다는 심보도 생기다가도 어느새 내가 엄마처럼 우리 아이에게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조언이 되풀이되는 모습을 발견하고 헛웃음이 나왔다. 난 과연 진심 어린 조언을 아이에게 하는 것일까?



안목이 있는 사람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조언을 받은 대로 노력하면 성공하는데, 몇 달 힘들고 몸이 고되다고 포기해 버리면 말짱 도루묵이다. 어쩌면 굴러들어 온 복을 걷어찰지도 모른다. 엄마의 잔소리에도 분명 진심 어린 조언이 담겨있다. 자신을 살릴 조언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지 못하고 조언을 거부하며 자기 뜻대로만 살 것인지, 아니면 총알 같은 잔소리에서 진심이 담긴 조언을 찾아 제대로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엄마의 폭풍 같은 잔소리 속에서 내 인생을 결정짓는 조언이 담겨있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사랑하는 아이들이 좋은 경험, 좋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진심 어린 충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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