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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Jun 15. 2023

이런 경우, 나만 불편할까?

< 공감 에세이 >

아무런 장애가 없을 때 액셀을 밟으며 쭉 나가는 기분은 정말 스릴 있다.

계속 질주를 하다 보면 뭔가 새로운 것이 눈앞에 나타나거나 뭔가 이룬듯한 착각이 들 때도 있다.

내가 운전자이기에 내 마음대로 속도 조절도 가능하다.

만약 신나게 속도 올리며 달리고 있을 때 누군가가 브레이크를 건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무시하거나 가만있으라고 막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 옆자리에서 내리라고 할 수도 있다.

무엇을 선택하는가는 다름 아닌 나다.


코로나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이 빨리 왔고 그만큼 인공지능 시대도 빨리 왔다.

어수룩했던 비대면 수업은 적응 못해 쩔쩔매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비대면으로 사람 만나는 것도 낯설지가 않았다. 간혹 비대면으로 소통한 사람을 직접 만나면 설렘으로 다가오거나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하지 않았다.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에 익숙해질 무렵, 수많은 SNS 활동에서는 달리기 경주가 시작된다. 누가 빨리 일등 선을 넘을지 보이지 않는 경쟁에 돌입하기 시작했고 저마다 퍼스널 브랜드만이 앞으로 세상에 남는다며 치열하게 달린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나와 맞는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을 만나면 가입한다.

예전처럼 복잡한 절차 없이 카톡 메뉴를 잘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내가 원하는 방과 소통이 가능하다.

리더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입장했다 나가기도 하고 다른 방을 또 살펴본다.


'선한 영향력'을 주기 위한 리더의 활동은 충분히 사람에게 호감 준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기에 충분히 공감하며 신뢰를 천천히 쌓아간다. 하지만 리더의 가속적인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을 때가 있다.

분명 회원들도 잘못된 질주를 알고 불만을 털어놓지만 그 리더가 주도하는 강의나 회의가 시작되면 침묵만 흐른다. 마치 그 사람이 주문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처럼 밝은 표정으로 호응한다.

이런 경우, 나만 불편한 걸까?

왜 아무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 것일까? 만약 브레이크를 걸면 약점 잡히거나 이익이 없어질까 두려워 침묵하는 것일까?


고객이 바라는 욕구를 잘 파악한 리더는 성장시킨다는 목적으로 무언가를 강요한다.

그것을 하고 싶었던 고객은 옳거니 하며 따라간다. 하지만 가만히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리더의 경력에 한 줄 더 쌓기 위해 고객의 니즈를 이용하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하나씩 리더가 가지려고 하는 욕심이 보이기 시작하다 보니 신뢰가 조금씩 깨졌다.

현재 가진 것을 잘 관리하기보다는 점점 더 확장하기 위해 무리하게 이것저것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모습에 그저 한숨만 나온다. 그렇게 불만이 있다면 탈퇴하면 될 것을 뭘 그리 고민하고 비난하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에는 돈과 약속이 걸려있다. 일단은 지켜보는 방향으로 바꾸었지만 자꾸만 리더의 질주가 곱지만은 않다. 결국 이런 경우가 불편해 내가 총대를 메고 한 마디 했다.

가능하면 기분 나쁘지 않게 예의 갖추며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차디찬 침묵이었다. '너 미쳤니? 너, 좀 이상해. 왜 분위기 흐리고 있어. 불편하면 나가면 되잖아.'라고 소리 없는 꾸중을 들은 기분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때론 전속력으로 여기저기 달리는 것보다 제 페이스를 찾아 주변도 살펴보며 잠깐 브레이크 밟는 것도 필요하다. 

나중에 얼마나 사업이 크게 확장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도 눈치 보며 말하지 않고 꼭두각시처럼 조정당하면서도 반응하지 않는 이런 경우, 나만 불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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