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동네에서 가장 큰 행사인 카니발이 있다.
그래서
오늘부터 도로가 점차 차단된다.
3분이면 갈 길을
뒤로 돌아돌아
오르막에 차를 세우고
꽃집에 갔다.
원래 내가 자주 가던 멋진 꽃집이 있었는데
코로나 즈음해서 문을 닫았다.
너무 슬프다 지금도.
오래된 집이 었고
꽃이나 화분 종류도 많고
무엇보다 포장을 너무 잘 해 줬었는데.
지금은 그렇고 그런 꽃 집만 2개 남았다.
내가 좋아하는 분홍색 튤립이 나와있었다.
가게는 좁았고
포장지는 촌스러웠다. 리본도.
꽃 상태도 그냥 그랬다.
분홍 튤립 말고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우습게도
가장 예쁜 튤립이 가장 싼 꽃이었다.
예전에 네덜란드 출장이 잦을 때
튤립 씨를 선물 받곤 했다.
집에서 싹을 틔우고 탐스러운 꽃봉우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얼마나 설레던지.
꽃다발을 들고 거리를 걷는 일은 참 기분이 좋다.
저녁 때에 시누이집에서 간단한 생일 파티를 했고
시어머니는 분홍 튤립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라고 하셨다.
나는 케잌을 좋아하지 않아서
슈만 한 개 먹고 스파클링만 좀 홀짝이다 왔다.
이상하게도...
시어머니 생신이라고 시댁에 가는 길.
엄마가 죽으면 어쩌지 하는 얼토당토하는 생각이 들어서
순간 조금..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무서웠다.
누구한테도 말하지는 않았다.
그 감정이 금방 사라지긴 했지만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정말 모르겠다.
예전엔 나이 먹은 사람들 자식들이 생일 파티해 주면
너무 보기 좋고 부럽고 그랬는데
이상하게 오늘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일 년의 하루를 위해... 아니 몇 시간을 위해...
나중에 외롭네 나중에 쓸쓸하네...
이런 것이 자식이 있어야하는 이유는 아닌 듯.
저런 것은 그냥 지나가는 이벤트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 매초매초 살아가는 나의 진짜 삶이겠지.
그건 자식의 유무로 성질이 변할 것도 아니고.
사람의 생각이란 생각보다 감정적이다.
오늘의 감사:
주변의 편안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