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의 경계를 정확하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타인을 깊게 이해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공간은 차라리 보편적인 예의로 채우는 게 낫지 않을까.
예전엔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의 어둡고 감춰진 면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런 나의 같잖은 시혜적인 자위용 감성이야 말로 오지랖인 것 같다.
자신을 굳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부담과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고
그게 나를 싫어해서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이 있다.
상처는 긁어서 낫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좀 더 몰라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