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회사에서 겪거나 봤던 일들에 약간의 상상을 섞어서 글을 썼다.
내가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 내가 일하는 곳은 워킹맘으로서는 장점이 많은 곳이다.
동료들도 착하고 집에서도 가깝다.
문제는 내 옆에 앉아있는 동료와 서먹서먹해서 거의 말도 안 한다는 것이다.
그녀가 내 윗사람도 아니고 함께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걸까.. 고민하다가 상담을 받았다.
상담과정에서 항상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그녀가
엄마와 상당 부분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서 내가 싫어하는 엄마의 모습을 발견했고
그 때문에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다.
엄마에 대한 감정카드를 뽑아보니 긍정적인 건 하나도 없었고
답답함, 짜증, 분노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했다.
나이가 들면서 좋은 건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너는 그렇구나. 나도 너를 좋아하지는 않아. 하면서
적당히 거리를 두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엄마와 닮은 그 사람에 대해서만은 그게 잘 되지를 않았다.
나는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그게 되지 않아서
원망하고 화를 내고 있었다.
엄마 나름대로 나를 사랑하긴 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중고등학교 때 매일 도시락도 싸주고 등록금도 내줬겠지.
하지만 엄마 말대로 따르지 않는 나에게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은 것도 엄마였다.
그 때문에 나는 나도 모르게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나에게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면서도
'정말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왜 동생은 엄마 말을 잘 듣는데,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엄마는 나와 다른 사람이고 내가 원하는 사랑을 줄 수는 없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자 내 옆지기를 전보다 무심하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 때문에 힘들었고 여전히 쉽지 않지만
오히려 엄마와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