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내 삶은 내가 선택한다.

by 꽃피랑

부모님 때문에 우울하던 내가 각성하게 된 것은 대학원생 때였다.

대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오빠가 일하던 청소년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건 어떤지 물었다.

그 쉼터에는 가정폭력이나 범죄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더 이상 집에 살 수 없는 아이들 1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취업에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자립을 준비한다고 했다.


아이들의 나이는 중학생부터 19세까지 다양했다.

해맑은 표정들이라 한때 그렇게 어두운 과거를 지나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아빠의 폭력과 엄마의 가출로 인해 쉼터로 오게 된 형제가 있었다.

똑같은 일을 겪었는데도 형과 동생은 판이하게 달랐다.


형은 '나는 부모님에게 버림받은 희생자'라는 생각이 너무 강했고 자존감이 약했다.

취업을 위해 실습할 때는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고 훈계를 들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때면 화가 나서 참지를 못하고 때려치웠다. 누가 옆에서 조언해도 '나는 힘든 환경에서 자랐단 말이야! 날 이해해 달라고!'

이런 식이라 온 마음을 다해 도와주던 사람들도 조금씩 지쳐갔다.


반면 동생은 '그래도 여기 있을 때 독립할 준비를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항상 고마워했기 때문에 처음 보면 그런 어려운 일을 겪었다고는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 아이가 겪은 일을 듣고 나면 다들 안쓰러워했고 어떻게든 더 도와주려 했다.


그 쉼터에서 유일하게 고등학교에 다니던 아이도 동생과 비슷했다.

아빠가 술 마시고 아이에게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해서 결국 쉼터에 오게 되었다.

그런 일을 겪었으면 충격이 심할 텐데 학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 아이는 '여기서 지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얼마 전 엄마와 연락이 되었다'며 밝게 웃었다.


똑같은 일을 겪었지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대하는 것도 달라졌다.

나보다 더 힘든 일을 겪었던 아이들도 이렇게 일어서려 노력하는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아이들을 만나러 갈 때마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살면서 모두가 한 번쯤 힘든 일을 겪기 마련이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원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결국 그런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게 가장 중요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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