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했던 아이와의 통화

아이를 대하는 마음가짐

by 꽃피랑

지난 일요일, 해외에서 지내는 아이와 1주일 만에 통화할 수 있었다.

캠프에서는 공부에 방해가 되거나 분실의 위험이 있다고

아이들의 휴대폰을 모두 수거했고 1주일에 1번 전화할 기회를 주었다.


매일 아이의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지만 목소리를 듣는 건 오랜만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영상에서 "엄마! 보고 싶어요." "엄마!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하며

그리워하는 반면, 딸아이는 "엄마! 한국 가면 순대국밥 사주세요!"

그럴 정도로 씩씩해서 별 걱정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통화를 시작하자

"오랜만에 아빠랑 엄마 목소리를 들으니 눈물이 나.으흑흑"

이러면서 펑펑 우는 게 아닌가.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고 읽어주다가는 나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공항에서는 씩씩하게 잘 가더니 갑자기 왜 울어?"

속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놀리는 투로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아직 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하는구나.'

엉뚱한 말을 뱉어놓고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수업도 재미있고 어제는 쇼핑을 다녀왔다는

소소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순식간에 끊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집에 있을 때는 항상 이야기하고 언제든 통화했는데

오히려 떨어져 있으니 서로의 소중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아이가 없으니 식사를 챙기지 않아도 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겨서 좋다.

반면, 내가 어떤 사람이든지 항상 나를 사랑해 주고 필요로 하는 존재가 옆에 없다는 게 허전하기도 해.


지금까지는 아이를 훈육하며 키웠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자율성을 주고 독립된 존재로 인정해 줘야겠지.

아이가 부딪치고 실수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답답하고 그냥 내가 해주고 싶어도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참아야 할 것 같다.

사실 직접 해주는 것보다 인내하며 보고 있는 게 더 힘들다.

하지만 내가 살아온 세상과 아이가 살고 있는 세상은 다르고

내가 아무리 말해도 잔소리일 뿐, 결국 아이 스스로 겪어봐야 이겨내며 성장할 수 있을 거야.

앞으로 아이 때문에 화가 날 때마다 나 자신에게 그렇게 말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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